백화점에 시계와 창문을 줄여 소비자 구매를 촉진한단 전략이 변하고 있다.
기존 백화점은 소비자가 시간과 날씨 변화에 구애받지 않고 쇼핑에 집중하도록 창문을 설치하지 않았다. 시대적 흐름과 소비자 성향 변화에 따라 최근에는 환한 채광을 중시하는 백화점들이 수도권에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지난해 3월 개점한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은 가장 먼저 ‘백화점은 창문이 없다’는 공식을 깨고 총 1451개 유리창을 이용해 외관을 조성했다. 백화점 건물을 나선형으로 휘감고 있는 유리통로 ‘갤러리아 루프’가 그 주인공이다.
유리창을 통해 백화점 전 층으로 자연채광이 들어올 뿐 아니라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갤러리아 루프와 연결된 VIP 라운지 휴게 공간은 한쪽 면을 모두 유리창으로 만들어 광교호수공원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올해 개점하는 또다른 수도권 백화점들도 공간에 창문을 더하고 있다. 서울 지역에서 10년 만에 새롭게 문을 연 더 현대서울, 롯데백화점이 수원점 이후로 7년 만에 오픈하는 동탄점도 모두 천장 채광창을 내세웠다.
지난 2월 개점한 ‘더 현대서울’은 천장을 모두 유리로 제작하고 1층부터 건물 전체를 오픈시켜, 전층 자연채광을 받으며 쇼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음 달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천장 채광창을 통해 자연 햇살이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온라인 유통업계와 차별화하기 위한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 트렌드에 맞춘 것으로 본다. 단순히 판매의 공간이 아니라 문화․예술 체험을 할 수 있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시도다.
이에 백화점도 기존과 달리 상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공간을 줄이고, 자연채광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등 개방감이 있도록 설계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갑갑하지 않고 ‘탁 트인’ 공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아 광교 관계자는 “광교 호수공원과 맞닿아 주변 환경과 건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걸 테마로 잡았다”면서 “소비자들도 이제는 개방감 있는 공간을 원한다. 넓은 실내 공간에서 밖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요즘 시대와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백화점 공간에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많은 판매 물품을 전시하느냐가 주 전략이었다. 이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한 뒤 백화점에서는 무엇을 더 쾌적하게 경험하고 만족할 수 있는지, 이를 통해 구매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더 주목하면서 창문이 없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