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도 얼마 안 남았는데, 휴가 가는 사람들 때문에 코로나19가 확산해 등교도 못하는 상황이 오면 어쩌나 걱정돼요. 집에 있기로 한 우리만 바보 되는 거 아닌 가 몰라요.”
여름 휴가철이 본격화되며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이 물놀이 등을 즐기러 휴가지로 떠나자, 코로나 확산 우려에 여행대신 집콕을 선택한 집콕 족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8월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국적으로 1500~1800명에 육박했다. 이들 중 수도권에서만 800~900명이 나와 수도권 내 코로나19 감염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수도권 일부 시민들이 되려 거리두기가 낮은 지역으로 발길하고 있어 휴가철을 기점으로 거리두기가 낮은 지역까지 확진자가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원도에서 집계한 강원도 내 해수욕장의 방문객은 여름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31일 45만여 명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제주도 관광객은 지난해와 비교해 18% 이상이 증가했다.
속초로 여름휴가를 떠날 계획이라는 A(44)씨는 “집에만 있는 아이도 안쓰럽고, 재택근무로 집에서 일하고 애 보며 쉬지도 못한 나를 위해 바람도 쐴 겸 강원도로 휴가를 가려고 한다”며 “철저히 마스크도 쓰면서 방역 수칙 지키고, 식당 대신 숙소에서 식사도 차려 먹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4차 대유행으로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하며 여름휴가를 포기한 시민들은 피서객들이 증가한다는 소식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 상도동에 거주하는 B(30)씨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돌봄으로 보내고 있는데, 얼마 전 여름휴가를 다녀왔다는 아이가 있다고 들었다”며 “본인은 방역을 잘 하는지 몰라도, 어느 누구와 마주쳤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녀와서 자가격리나 코로나검사를 한 후에 음성이 나오면 아이들을 보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초등학교 전면등교에 앞서 더 이상 코로나19가 확산되면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성남시에 거주하는 학부모 C씨는 “개학이 얼마 안 남았는데, 피서객이 몰린다는 기사를 보면 걱정부터 된다. 제발 마음 편히 애들 학교 좀 보내고 싶다”며 “우리 애들은 한 달째 나가지도 못하고 있는데, 우리들만 바보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지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활동보다는 휴식 위주로 동선을 최소화 하고,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박한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