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9 (금)

  • 구름많음동두천 24.0℃
  • 흐림강릉 24.9℃
  • 흐림서울 24.8℃
  • 대전 25.5℃
  • 흐림대구 29.6℃
  • 흐림울산 26.5℃
  • 박무광주 24.5℃
  • 흐림부산 25.9℃
  • 흐림고창 25.0℃
  • 흐림제주 28.4℃
  • 구름많음강화 23.8℃
  • 흐림보은 25.2℃
  • 흐림금산 26.0℃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7.1℃
  • 흐림거제 25.7℃
기상청 제공

'용역 또 용역' 책임 미루는 박남춘 시정부…정책결정 지연에 갈등만

민선7기 박남춘 인천시정부가 선거라는 바람 앞 돛단배 신세다. 이리 흔들, 저리 흔들이다.

 

시민 누구도 원치 않았는데 돛단배 신세를 자처했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 탓에 표를 의식했는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시는 소각장(자원순환센터) 땅 선정을 위한 최적지 조사 용역, 제2 인천의료원 설립을 위한 타당성 용역, 인천발 KTX 기점(출발역)을 기존 송도역에서 인천역으로 연장해 변경하는지 등의 내용이 담긴 타당성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세 용역은 시민들의 관심도가 높고, 큰 돈이 들면서 많은 논란을 낳는 사업이다. 뜻밖에 공통점은 또 있다.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졌는데도 시가 직접 정책결정 대신 용역 계획을 발표했고, 사업을 위한 용역 결과가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나 나온다는 점이다. 논란이 많은 사업을 선거 이후로 미루기 위한 면피성 용역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요한 정책 결정의 지연은 갈등과 논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를 위해 자체매립지와 소각장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거센 반발이 있었고, 정책결정을 미루다 결국 용역이라는 익숙한 핑곗거리를 들고 나왔다. 용역 결과는 내년 8월쯤 나온다.

 

소각장 건립 결정이 지연되면서 하수슬러지 소각장 건설 계획도 제자리 걸음이다. 후보지 가운데 하나인 남항환경사업소에 쓰레기 소각장과 함께 건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용역이 끝날 때까지 아무 결정도 할 수 없다.

 

인천발 KTX와 경강선 KTX이음 기점 변경, 수인선 논현역에 KTX이음 정차 여부를 따질 용역은 연수구 원도심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기점이 변경되면 역세권 효과가 줄기 때문이다. 용역은 내년 9월쯤 마무리된다.

 

제2의료원은 박 시장 공약으로 벌써 두 번째 용역이다. 임기 초 사실상 폐기했다가 시민사회가 반발하자 용역으로 시간을 벌었고, 이번에도 용역이란 카드를 꺼냈다.

 

반면 표가 될 사업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인천시가 요청한 서울7호선 청라연장 사업을 조건부 승인했다. 인천시가 서울시에 차량기지 공사비 400억 원을 댄다는 확약이 조건이다. 인천시의회 승인이 필요한데 기본 절차마저 무시했다.

 

자체매립지 예정지 땅인 옹진군 영흥면 외리 248-1 일원 89만 5000㎡를 매입하는 데도 수도권매립지특별회계 예비비 788억 원 가운데 620억 원을 끌어다 썼다. 영흥도와 수도권매립지가 있는 서구 주민들의 반발이 있었으나 무시됐다.

 

하석용 홍익경제연구소장은 "임기 이후 용역 결과를 낸다는 건 책임을 피하겠다는 것과 사업 추진을 위해 나를 다시 뽑으라는 협박이 모두 담긴 것"이라며 "용역회사가 정책을 결정할 순 없다. 지금 해야 할 일이면 지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진오 시 대변인은 "용역은 전문성을 더해 사업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절차"라며 "돌다리를 두드리는 과정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