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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을 가다 41 - 문갑도

인천 섬 중 가장 크고 아름다운 풍화혈(타포니) 간직

 문갑도는 덕적도에서 남서쪽으로 3㎞, 인천 뭍에서는 약 54㎞ 떨어진 곳에 있는 섬으로 면적은 3.54㎢에 달한다. 문갑도에 가기 위해서는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덕적도 도우선착장에서 내려 덕적군도를 선회하는 나래호를 타야 한다.

 

문갑이란 이름은 섬의 전체 모양이 예전 선비들이 사용했던 ‘문갑’과 유사해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섬의 대부분은 경사가 급해 해안절벽을 형성하고 곳곳에 파식대가 잘 발달해 있다.

 

다만 섬의 동쪽 해안은 경사가 완만해 마을이 형성돼 있고, 마을 뒤편에는 넓지 않은 경작지가 펼쳐져 있다. 또 섬 동쪽에는 만곡형의 해안을 이루고 있으며, 이곳에 모래가 퇴적돼 사빈을 이루고 있으며 섬 북동쪽에는 한월리해수욕장이 자리한다.

 

문갑도 마을을 거닐다보면 다른 섬에 비해 집집마다 유독 크고 작은 독이 많고 한월리해수욕장의 모래사장에는 깨진 독 조각들이 흩어져 있는데, 이는 문갑도가 1970년대까지 새우가 엄청나게 많이 잡히는 풍요로운 섬으로, 새우젓을 담는 독을 짓는 공장이 세 곳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문갑도의 북동쪽 한월리해수욕장 근처 야산에 새우 젓갈을 담는 독을 만들었던 가마터의 흔적만 남아 있다. 주민의 말씀에 따르면 ‘한월리해수욕장 부근의 가마는 새우젓 독 수천 개를 한꺼번에 구울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컸고 독은 물레를 돌리면서 흙을 붙이는 방식으로 만드는데 이 때 사용한 흙은 충남 서산, 당진 등에서 가져왔으며 독 공장에는 10~20명의 직원이 있었다’한다. 그러나 독 공장은 싼 가격의 프라스틱 드럼통이 대량 생산 유통되면서 결국 문을 닫게 됐다.

 

문갑도는 주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쾌적한 환경과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 보존, 관리하기 위한 ‘토탈 디자인 빌리지’사업을 옹진군과 함께 실시해 마을 앞에 호수 공원을 조성하는 등 환경을 정비하면서 찾고 싶은 아름다운 섬 마을로 변했다. 현재에도 이장님을 중심으로 마을 주민들이 함께 농·수산물을 공동으로 재배, 채취, 판매하는 마을기업을 운영하는 등 특색 있는 섬이 바로 문갑도이다.

 

문갑도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말에 지하 깊은 곳에 관입한 마그마가 서서히 냉각돼 만들어진 흑운모화강암과 반상화강암으로 구성돼 있고 그 이후 이 암석들을 관입한 석영맥 등도 관찰된다. 문갑도를 구성하고 있는 암석은 인접한 덕적도의 화강암류와 유사하며 주 구성광물은 석영, 사장석, 정장석, 흑운모 등이다.

문갑도 전체 해안의 길이는 약 11㎞인데, 해안가에 노출된 화강암을 자세히 살펴보면 벌집 모양처럼 움푹움푹 패여 있는 특이한 모양의 풍화 양상을 볼 수 있다. 이는 주로 해안가에 노출된 암석에서 흔히 볼 있는 것으로, 바닷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해안가에 노출돼 있는 암석에 파도가 쳐 바닷물이 암석 표면에 묻으면 암석을 구성하고 있는 광물과 광물 사이 틈에 스며들어 가 있다가 햇빛을 받으면 순수한 물만 증발하고 바닷물 속에 녹아 있던 소금을 비롯한 염의 결정들이 정출하게 된다.

 

이 때 염의 결정들이 성장하면서 강한 압력을 주변 광물에 주는데 이러한 과정이 반복돼 결국 사이에 있는 광물들이 빠져 나가게 된다. 그 결과 벌집과 같은 특이한 양상의 풍화가 일어나는데 이를 염풍화작용이라고 하고 이 같은 과정에서 생긴 풍화를 풍화혈(타포니)이라고 한다.

 

문갑도에서 대표적인 풍화혈이 발달된 곳은 남동쪽 해안에 있는 문턱뿌리의 사자바위와 벌집바위이고, 북쪽 병풍바위해안의 조각바위공원이다. 20여 년 동안 인천 섬의 자연유산을 발굴, 연구한 글쓴이의 경험으로 보아 이곳의 풍화혈은 인천 섬에서 가장 아름답고 최고의 규모인 것 같다./ 김기룡·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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