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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풍군이 한손에 잡힐 듯… 새롭게 탄생한 '김포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추석을 앞둔 20일 김포 애기봉에는 새터민 임모(40)씨가 북녘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그는 "내고향 북녘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어 자주 애기봉을 찾아온다"면서 "얼마 전까지 지내왔던 고향을 앞에 두고도 가보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많은 새터민과 함께 살면서도 그동안 우리가 애써 외면하거나 알지 못하는 역사적 슬픔을 공감할 수 있었던 '김포 애기봉'이 안보 평화생태공원으로 새롭게 탈바꿈해 5년만에 시민들 품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예전 이곳은 접경지역인 탓에 군 시설인 전망대와 매점 외에는 특별한 시설이 없었지만 이번에 개장된 애기봉 평화 생태공원은 북한 개풍군 일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뿐만 아니라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한 조강의 역사와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춰 수도권 명소가 되기에 손색이 없어 보였다.

 

월곶면 입구에서 안내 푯말을 따라 오른쪽 길을 따라 가면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이 시작된다.여기서부터 언덕길 약 2㎞가량 오르면 애기봉 정상 뒤편에 새롭게 조성된 '평화생태전시관'을 맞이 할 수 있다.

 

전시관은 연면적 4404㎡,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각기 모양이 다른 건물 4개가 이어진 형태로 3개의 전시장과 가상현실(VR) 체험관이 갖춰져 있다.

 

특히 '평화'를 주제로 꾸며진 첫 번째 전시장에 들어서면 대형 유리창 너머로 한강 하구 중립 수역인 '조강(祖江)'과 어우러진 북한 개풍군이 한눈에 잡힌다.

 

더구나 유리창에는 눈높이에 맞춰 각 지역의 지명이 표시돼 있어 지도를 따로 찾아보지 않았도 누구나 알수 있도록 했다.

 

또 이밖에 전시장 바닥에 그려진 지형도를 보면 이 일대 지형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눈길을 끌었다.

 

이뿐만 아니라 전시장 한쪽 벽면에는 애기봉(愛妓峰) 지명의 유래를 설명하는 자세하게 글이 쓰여 이 지역 역사도 알 수 있도록 했다.

 

 

'생태'를 주제로 꾸며진 두 번째 전시장은 재두루미, 흰꼬리수리, 저어새 등 이 지역에 서식하는 조류의 사진과 설명글로 가득 차 있었고 특히 저어새는 빔프로젝터 등 장비를 이용해 전시장 내부를 날아다니는 것처럼 연출돼 마치 사진 속에서 튀어나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일으켜 방문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미래'를 주제로 한 전시장 내부 벽면이 모두 스크린으로 조성돼 미디어 아트 영상 작품이 흘러나와 영화 속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마지막 전시장인 가상현실 체험관에서는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개성 고려 유적지인 만월대, 개성 남대문, 선죽교 등을 3차원(3D) 영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해당 영상은 가상의 철도를 타고 고려시대 수도였던 '개경'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내용으로 제작됐다.

 

이곳 관계자는 "3∼5년마다 영상의 내용을 바꿔 상영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북한의 모습을 가상현실로 실감 나게 체감할 수 있도록 영상 콘텐츠를 다양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전시관을 나와 200m가량 언덕길을 올라 애기봉 정상지점에 도착하니 현대적인 건물로 지어진 '조강전망대'가 우뚝 서 있었다.

 

 

이 전망대는 연면적 2215㎡,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평화교육관, 루프탑154(전망대), 카페 등 시설을 갖췄다. 주변에는 6·25전쟁 65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남북평화의 종'과 야외 공연장 등이 있었다.

 

 

평화교육관과 루프탑154에서는 북한 개풍군 일대를 조망할 수 있었는데 이들 시설이 평화생태전시관보다 높은 곳에 있는 탓인지 북측 지형이 더 잘 보였다.

 

루프탑154에 설치된 망원경을 통해 들여다보니 북한 주민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곳에는 카페도 조성돼 조만간 운영을 시작할 예정인데 김포시는 북측을 바라보며 커피나 차를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다.

 

김포시는 임시 개장한 이 공원을 이달까지 예약제로 운영한 뒤 다음 달 7일 공식 개장할 방침이다. 이달 방문 예약은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미 모두 마감됐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이 북녘과 조강, 한강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라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인류의 평화를 염원하고 자연생태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명소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예산 259억8200만 원이 투입돼 2017년에 착공, 4년만인 2020년 준공됐으나 전시 콘텐츠 기획 등의 이유로 개관이 미뤄지다가 5년만인 이달 임시 개장했다.

 

애기봉은 김포시 월곶면 조강리 조강 기슭 한가운데 솟은 높이 154m의 봉우리다.

 

한편 얼마전까지만 해도 군 시설인 전망대와 1971년에 세워진 철탑에 매년 종교단체 등이 이 철탑에 조명장식으로 점등하는 것을 놓고 남북 갈등이 빚어지면서 지역주민들의 긴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안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국방부는 설치 43년만인 2014년 이 철탑을 철거했다.

 

[ 경기신문 = 천용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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