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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준비된 퇴임?…의혹커지는 권순일-김만배 관계

이재명 지사 재판 앞두고 여러 번 만남…재판에선 5년 전과 다른 의견
변호사 등록 없이 고문료로 월 1천500만원 받아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권순일 전 대법관이 여러 차례 만났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권 전 대법관을 둘러싼 의혹도 커지고 있다.

 

권 전 대법관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질 수 있도록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 고문을 맡았다는 의혹으로 고발돼 검찰 수사 대상이 됐다.

 

법조계에서는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그가 화천대유에서 법률 자문을 맡은 게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이재명 상고심 전후 권순일·김만배 여러 번 만나

 

1일 대법원이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실에 제출한 대법원 청사 출입기록에 따르면 김 씨는 2019년 7월 16일부터 지난해 8월 21일까지 총 8회 권 전 대법관실을 방문했다.

 

특히 지난해 3월부터 6월 9일까지 총 4번 권 전 대법관실을 방문했고, 대법원은 6월 15일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야당은 김 씨가 4번의 방문을 통해 이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되고, 무죄 판단이 내려지도록 부탁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김 씨는 6월 15일 전원합의체 회부가 결정되자 다음 날 다시 권 전 대법관실을 찾았다.

 

7월 16일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자 김 씨는 다음날 권 전 대법관을 찾았고, 8월 21일에도 권 전 대법관실을 방문했다.

 

권 전 대법관은 그해 9월 대법관직에서 물러났고, 변호사 등록도 하지 않은 채 두어 달 만에 화천대유 고문을 맡아 최근까지 월 1천5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씨는 "권 전 대법관은 동향분이라 가끔 전화도 하는 사이여서 인사차 3∼4차례 방문한 사실은 있으나, 재판에 관련된 언급을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 권순일, 5년 전과는 다른 판단…캐스팅보트 쥐고 무죄 판단?

 

권 전 대법관이 이 지사의 재판에서 이전과 다른 판단을 내린 것도 의구심을 갖게 한다.

 

박경철 전 익산시장은 2014년 선거 방송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를 겨냥해 "취임하자마자 쓰레기소각장 사업자를 바꿨다"고 허위사실을 말해 기소됐다. 권 전 대법관은 2015년 자신이 주심을 맡은 이 사건에서 이를 허위사실 공표로 인정, 유죄로 판단했다.

 

반면 이 지사 사건에서는 무죄 의견을 냈고, 이 지사는 7대5로 무죄 판단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는 최선임이던 권 전 대법관과 김 대법원장을 제외한 10명의 대법관이 5대5로 팽팽히 맞선 상황이었다. 대법원 전원합의 때는 통상 최선임 대법관과 대법원장이 마지막에 의견을 말하는데, 권 전 대법관의 의견으로 표가 기울어진 것이다.

 

일부에서는 권 전 대법관이 전원합의체에서 무죄라는 논리를 펴 분위기를 주도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권 전 대법관이 무죄 논리를 폈다고 다른 대법관들의 생각이 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당시 합의에 참여한 대법관 12명의 유·무죄 판단이 진보·보수로 나뉘던 개인 성향을 떠나 예상 밖으로 크게 엇갈린 건 법리적 견해차 때문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정황만으로 일명 '판결 거래' 의혹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김만배, 법조기자만 약 30년…역할에 주목

 

김 씨가 권 전 대법관과 접촉하면서 재판에 개입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 씨는 30년 가까이 기자 생활을 하면서 대부분 법조 영역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씨와 인연이 있는 법조계 고위 전직 인사들이 화천대유의 법률 고문단 등으로 등장하면서 이번 사건의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지금까지 거론된 이들만 권 전 대법관과 국민의 힘 출신 곽상도 의원, 박영수 전 특별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를 맡았던 이경재 변호사, 김기동 전 검사장,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 이동열 전 검사장 등이 있다.

 

이 지사 측은 이런 의혹에 권 전 대법관과 김 씨의 개인 친분일 뿐이고, 김씨가 곽상도 의원의 성균관대 라인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김 씨도 지난달 27일 경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하면서 2014년 이 지사 인터뷰를 한 뒤 7년 동안 이 지사를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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