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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헌의 심우도] 대세라지만, 그래도 불편한 이 말 ‘플랭카드’

 

개인방송과 블로그, 짹짹이와 얼굴책에다 무슨 튜브까지 어마무시 많은 매체(미디어)들이 대중매체(매스미디어)의 왕년 역할을 잠식한다. 돈벌이 짱짱했던 방송사 신문사들 얼굴 샛노래진다. 상상이나 했을까.

 

‘시민 모두 기자다.’ 외친 오마이뉴스를 넘어, 할 말 있는 모두가 언론사가 된다. ‘언론과의 전쟁’이랄 만큼 일부 매체, 특히 조선일보와 맞짱 뜨기 마다않는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모두 언론사가 되어 도와 달라.’고 호소할 정도다. 정치까지, 개벽 같은 변화다.

 

내 뜻, 내 권리 으르는 집회 많아진 것도 비슷한 맥락일 터. 그 앞줄의 ‘약방의 감초’가 이것이다. 보기 중 ‘이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귀하는 무엇을 고르실까? △플랭카드 △프랭카드 △플랜카드 △프랑카드... 실은 10년 전 쯤 필자가 ‘미디어오늘’에 썼던 글의 주제다.

 

말과 글의 시비(是非) 다룬 연재기사였다. 또 이를 쓰는 이유, 우선 아직 ‘이것’이 혼동의 와중(渦中)에 있다. 둘째 할 말 많은 사람, 영향력 큰 (개인)매체 많아지며 ‘이것’의 정치력도 함께 커졌다.

시위나 행진 때, 사람 수는 적어도 이건 커야 한다. 없거나 작으면 ‘그림’이 안 된다. 추상적이지만, 힘은 구체적인 ‘그 공간’에 올려야 하는 것이다. 영상시대 거리정치학의 새 풍경이다.

 

보기 4개 다 틀렸다. 원래 말은 placard다. 미국사람은 백이면 백 [플래카드]라고 읽는다. ‘의외’(意外)라 할 이도 있겠다. 플랭카드로 알았는데... 인터넷 공간, 대충 검색해도 플랭카드가 더 많다. 프랭카드 플랜카드도 꽤 나온다.

 

왜 플래카드가 플랭카드로 퍼졌을까? 그릇되게 전해진 말 즉 와어(訛語)에는 이유나 근거가 있는 법이다. 그러나 아직도 그 내역을 짐작 못한다. 신기한 한국적 외래어 현상이다.

 

‘굳어진 우리말’이니 그냥 쓰자는 이도 있다. 언중(言衆)이란 대중들 언어의 대세를 따르는 법이란다. ‘하늘로(비행기로) 운반한다.’는 공수(空輸)란 단어의 엉뚱한 활용사례나, 자동차 바퀴정렬 얼라인먼트를 얼라이먼트라고 (잘못) 쓰는 것과도 흡사하다.

 

글로벌 세상, 이제 우리 주위에 외국인들 많다. 그들은 [플랭카드]를 모른다. 외국에서 온 말이면, 특별한 이유 없으면, 외국인들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낫지 않을까? 우리가 외국에 갈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마음 불편한 이런 언어현상, 다른 케이스도 꽤 된다.

 

플래카드 말고, 현수막(懸垂幕)이라는 (우리)말을 쓰자는 이들도 있다. 수긍은 가나, 현수막은 위에 걸어서(懸) 아래로 내려 펼치는(垂) 형태이니 적절한 구별이 필요하겠다.

 

이 정치도구, 옛 물건이지만 디지털 새 상황에서 다시 주목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