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차이나타운은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면서 청나라의 치외법권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과거에는 중국에서 수입된 물품들을 파는 상점들이 주를 이뤘으나 근래들어 대부분 중국 음식점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 거주 화교인 1~2세대를 거쳐 현재는 3~5세들이어서 1세들이 지키고 있었던 전통문화가 다소 위축되고 상당 부분 변질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곳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들여다 본다.

차이나타운 과거와 현재 '허와 실'
인천차이나타운은 120년 넘는 역사 속에 중국 고유의 문화와 풍습을 이어오며, 붉은색으로 치장된 거리 상점가들의 모습에 마치 중국으로 여행온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한국의 남녀노소 대부분이 즐겨 찾는 대표적 면요리인 '짜장면'의 탄생지이기도 하며 하얀짜장, 양꼬치, 공갈빵, 화덕만두, 양과 등 다양한 먹거리로 방문객들의 발길이 멈추지 않는다. 대한민국 특히 인천의 대표적 관광지로, 1호선 지하철 종착역인 인천역에서부터 시작되는 차이나타운은 현재 200여 곳의 음식점과 상가들이 입점해 있으며 인기드라마의 촬영지로 국·내외 관광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입구를 장식한 패루에서부터 짜장면박물관, 삼국지의 전설적인 인물벽화거리, 중국역사관, 황제의 계단 등 곳곳마다 연인 또는 가족들이 추억의 장소를 간직할 수 있는 풍경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예전의 전통적인 맛과 풍경이 상당 부분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사람들이 아닌 외부인들이나 외국인들은 중국 분위기를 즐기며 정통중화요리를 맛보기 위해 찾지만, 사실 이곳 중국집들은 최근 들어 화교가 아닌 국내 현지인들이 경영하는 곳이 많이 생겼다.
때문에 음식의 맛도 중국정통과는 다소 거리가 먼, 이도저도 아닌 흉내만 낸 것이라는 지적이 방문객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여기에 거리에서 파는 먹거리 일부가 값싼 공장제품이어서 본래의 맛을 고수하는 전통상점들은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상인회 소속 음식점 대표 A씨는 "차이나타운이 겉만 화려한 채 전통이 변질되고 내국인들이 들어와 이익만 추구하며 상술만 넘치는 먹자촌에 불과해지고 있다"며 "그들은 떠나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이곳에서 제2고향처럼 살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특구지정 현황 및 성과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차이나타운(인천 중구 북성동2·3가, 선린동, 항동1·2가 일원 11만 4316㎡)은 중국풍 전통공원, 중국문화 체험시설, 관광기반 시설 확충 등을 통해 인근 관광명소인 개항장, 월미도 등과 연계한 관광벨트를 구축함으로써 관광수요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7년 재정경제부로부터 특구지정을 받았다.
특례 정책으로 중식당 요리사 등의 체류기간 연장 및 사증발급 절차 간소화(출입국관리법), 차이나타운 내 차 없는 거리 운영을 위한 차량의 통제 제한(도로교통법)이 적용된다.
특화분야(2007년~현재)에는 ①중국문화 체험시설 박물관, 전시관, 안내소 등 조성 및 운영 ②중국풍 관광시설물 및 공영주차장 조성, 관광안내 표지판 정비 등 관광인프라 구축 ③노후 건축물 외관 등 중국풍 테마거리 조성 ④축제 및 이벤트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 개최 ⑤관광상품 홍보물 제작 마케팅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 유치 및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구 지정 이후 2013년과 2016년, 2020년 모두 3차례에 걸쳐 우수특구(장려)에 선정되고 중소벤처기업부 르네상스 선정사업 국고지원을 받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반면 특구지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문화재보전 등 각종 관련 법규와 규제로 인한 제한으로 과감한 투자가 어렵고, 누구보다 전통문화에 익숙한 현지인들의 의견이 배제된 시설 조성은 오히려 혐오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짝퉁과 상술만 판치는 차이나타운으로 인해 방문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본래의 현지인은 떠나고 외부인들에게 점령된 채 조잡한 시설만 가득한 차이나타운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인천시와 중구가 신중을 기해 행정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이나타운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유럽 등 세계 각지에 형성돼 있다. 각국의 내국인이나 관광객이 현지를 방문해 중국문화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는 반드시 자국민이 아닌 본토인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본토인들의 자치적 운영과 전통문화 계승·발전을 통해 보다 현대화에 맞는 시설과 조화를 이루면서 각광받는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르네상스 상권활성화 사업계획 본격 추진
인천시와 중구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의해 중구 신포국제시장, 개항누리길상점가, 송월동화마을, 차이나타운로 상점가 일원이 '개항희망문화상권'으로 지정됨에 따라 모두 100억 원의 국·시비를 들여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개항희망문화상권은 '과거애(愛)서 미래로(路)’를 비전으로, 개항문화로 하나되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상권을 육성하는 사업이다. 올해부터 근대역사 문화체험 행사 및 이벤트, 상권 내 휴게거점공간 조성과 노후 관광기반시설 개선, 상권경제활력 프로그램 운영, 상인회 등 조직역량 강화, 상권 홍보마케팅 활동 등을 주요 내용으로 추진된다.
인천 개항장 근대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축제 및 이벤트(근대역사문화체험), 구도심 지역에 부족한 관광객 휴게공간 조성 및 노후 관광기반시설 개선(별별 공간조성), 거점공간 활용한 면요리 특화거리 육성 및 상인역량 자생력 강화(상생경제 활성화), 통합 브랜드 개발 및 홍보 활동을 통한 문화상권 인지도 제고(브랜드 홍보 마케팅)를 주요 내용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차이나타운 주요 명소
차이나타운 거리는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입은 화교 상인들을 만날수 있고, 최근 복원된 중국식 근대건축물과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의 간판, 홍등이 설치되고 짜장면과 각종 요리를 비롯 공갈빵, 월병 제과 등을 맛볼 수 있는 이색공간이다.
한중문화관(중국의 11개 우호도시의 다채로운 문물 전시와 중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시설), 화교역사관(차이나타운에 삶의 터전을 이룬 화교들의 과거와 현재를 다양한 자료로 만나보는 국내 최초의 화교 관련 역사관), 짜장면 박물관(1908년 무렵 건축된 중국 전통음식점 공화춘 건물을 리모델링해 짜장면의 탄생과 당시 모습을 재현한 공간)외에 패루는 옛부터 중국인들이 동네 입구에 세웠던 마을의 대문으로 귀신을 쫒고 상가 번영을 기원하기 위한 화려한 장식과 함께 경축의 의미를 담아 정교하고 아름다운 문화예술이 하나로 융합된 상징물이다.
의선당은 부처, 관음보살, 관음장 등 조각상이 조성된 공간으로 의를 지키고 선하게 살자는 의미를 지닌 중국식 사찰이다. 삼국지 벽화거리는 삼국지 소설 속 가장 대표적인 장면들을 담은 거리로 유비, 관우, 장비, 제갈공명 등 이야기와 역사를 소개한 초대형 벽화가 특징이다. 초한지 벽화거리는 초나라 왕 항우와 한나라 왕 유방 등의 지략과 모험, 처세의 이야기를 다룬 초한지소설의 대표적인 장면들이 재미있고 알기 쉽게 묘사돼 있다.

화교들의 중국문화, 전통 잇는 음식점과 상가
'짜장면 탄생'은 개항 당시 인천항을 오가는 무역상과 선원들이 주로 지냈던 '만취동'이라는 게스트하우스에서부터 시작됐다는 것이 차이나타운에서 오랜 기간 음식점을 운영해온 현지인들의 증언이다.
초기 화교들이 운영하던 음식점들은 중국 전통요리를 고수하며 자부심을 갖고 1970년부터 대창반점, 풍미, 자금성 등이 개점했고 이후 2007년부터 신승반점, 공화춘, 청화원이 차례로 문을 열었다.
중국 전통제과를 현재에도 그대로 전수하고 있는 '만다복제과점', 황제의 계단, 청·일조계지 경계계단도 들러볼만한 명소로 꼽힌다. 관광안내소인 중구 월드커뮤니티센터에서 개항장 일대 주요명소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영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