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9 (금)

  • 구름많음동두천 29.5℃
  • 흐림강릉 32.5℃
  • 구름많음서울 30.7℃
  • 구름많음대전 27.4℃
  • 흐림대구 29.4℃
  • 흐림울산 26.9℃
  • 구름많음광주 27.5℃
  • 흐림부산 26.1℃
  • 구름많음고창 28.1℃
  • 구름많음제주 32.7℃
  • 구름많음강화 27.7℃
  • 구름많음보은 28.0℃
  • 구름많음금산 28.6℃
  • 구름조금강진군 29.2℃
  • 흐림경주시 29.8℃
  • 구름많음거제 25.4℃
기상청 제공

[사설] 급변하는 안보환경에 ‘초당적 대응’ 필요성 점증

러시아침공 사태·北 ‘핵 협박’…빈틈없는 안보태세 절실

  • 등록 2022.04.06 06:00:00
  • 13면

국내외적 안보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잇따른 말 폭탄이 민심과 여론을 자극하는 상황이다. 김 부부장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핵 공갈’을 연상케 하는 막말도 서슴지 않고 있다. 정권교체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 안보 문제를 놓고 여야가 엇박자를 내는 것은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일이다. 이럴 때일수록 초당적인 자세로 점증하는 안보 불안에 대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

 

김여정 부부장은 며칠 전 서욱 국방부 장관을 향해 “동족끼리 불질을 하지 못해 몸살을 앓는 대결광”이라며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핵보유국을 상대로 객기를 부린다”는 협박 발언도 내놓았다. 서 장관이 북의 도발에 대해 “미사일 발사징후가 명확할 경우 발사원점과 지휘시설을 정밀 타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경고한 데 대한 신경질적인 반응이다.

 

김 부부장은 4일에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 전투 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고 공갈을 이어갔다. 그는 “이런 상황에까지 간다면 무서운 공격이 가해질 것이며 남조선군은 괴멸, 전멸에 가까운 참담한 운명을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의 발언은 일단 정해진 프로그램대로 도발을 진행하고 있는 북한이 ICBM 발사에 이어 핵실험을 강행하려는 명분 쌓기 성격이 짙어 보인다. 아울러 정권이 바뀌는 시점에 새 정부에 부담을 주려는 의도도 있을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국제질서의 급변 상황과 맞물려 분석하면 북한의 발언을 관례적인 공포탄 수준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쟁의 위협은 언제든지 현실로 부상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국제사회는 푸틴이 일으킨 전쟁의 후유증이 어디까지 뻗칠 것인지를 놓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수년간 코로나19로 몸살을 앓아온 지구촌이 뜻밖의 전쟁 여파까지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 된 것이다.

 

북한의 ‘핵 협박’을 놓고 우리 정치권이 정쟁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남북 무력대결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어보고자 노력했던 문재인 정권의 대북정책을 ‘굴종’이라느니 ‘안보 재앙’이라느니 깎아내리는 데 열중하는 태도는 한가한 정쟁 놀음에 불과하다. 긴 세월 핵무기 개발이라는 불장난을 유일한 생존전략으로 삼고 있는 북한 정권의 존재는 피할 수 없는 엄연한 우리의 현실이다. 얽히고설킨 남북대치 상황을 풀어내는 일에 여야가 따로 있어서는 안 된다.

 

강력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할 말은 해야 한다는 말은 옳다. 그러나 동시에 평화로운 해법 모색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 또한 일자일획(一字一劃) 그르지 않다. 국제정세가 새로운 대결국면으로 치달을 개연성마저 높아지는 판에 여간 용의주도한 전략이 아니고는 난관을 헤쳐나갈 수 없게 된 시점이다. 안보 문제를 정치권이 정략 다툼의 소재로 써먹으며 앙앙불락하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 정치권이 대승적 차원에서 초당적 지혜를 모음으로써 가뜩이나 깊어진 국민의 시름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를 기대한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