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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중대법 개정 요구…양대노총 발끈 ‘노동자 죽음 어떻하나’

민노 “개악 통한 법 무력화 추진 시 강력한 투쟁 전개”
한노 “처벌회피에만 급급…정경유착 부활 우려”
손익찬 변호사 “경총의 문제 제기에는 근거가 없다”

 

지난 16일 경총의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건의서 제출 계획 발표에 대해 양대노총의 반발이 거세다.

 

17일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위법과 노동자 탄압을 일삼던 경영계가 국민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을 노골적으로 무력화하려는 후안무치안 행태”라고 발끈했다.

 

이날 민주노총은 “위험의 외주화로 하청·특수고용 노동자가 죽음에 내몰린 현실에서 원청에서 자율적으로 최소한의 기준이라도 마련하고 이행해야 한다는 최소한의 규정마저 '완전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대법원 판례 등도 무시하며 하청·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재해예방 인력과 예산 및 사업계획은 아예 없음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며 “개악을 통한 법의 무력화를 추진 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고 선언했다.

 

 

앞서 15일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에 대한 경영계의 건의서를 16일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총이 고용노동부 등 각 관계부처에 제출될 건의안에는 ▲작업성 질병자 치료기간 고려 근거로 구체적 중증도(6개월 이상 치료 필요한 경우) 기준 명시, ▲중대산업재해법 해당 사망자 범위를 급성중독질병자로 한정, ▲경영책임자 대상 및 범위를 구체화, ▲중대산업재해 관련 경영책임자 의무내용 명확화, ▲'관계 법령'과 '안전·보건 관계 법령'의 범위를 산업안전보건법·광산안전법·원자력안전법·항공안전법·선박안전법으로 한정, ▲안전보건교육 수강대상 조문 시행령 신설 및 교육시간 축소(20시간→6시간) 등 내용이 담겼다.

 

특히 적합한 경영책임자가 선임된 경우 대표이사의 중대재해처벌법 의무이행 책임을 면제하며, 도급·용역·위탁 시 책임 범위 불명확성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목적 수행과 관련된 도급 등으로 규정한 제3자 종사자에 대한 책임 범위 신설하는 내용도 건의서에 포함된 걸로 알려졌다.

 

경총은 건의서를 제출하면서 “지난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지만 뚜렷한 산재 감소 효과 없이 불명확한 규정으로 인해 현장의 혼란이 심화되고 경영활동까지 위축되고 있다”며 “법이 심도 있는 논의 없이 성급히 제정돼 많은 문제점이 있는 만큼 시급히 보완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한국노총은 “법률 공포 이후 시행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었으나 처벌회피에만 급급했다”며 “헌법상에 보장된 국민의 생명권을 전면으로 부정하는 주장이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산업재해를 근로자의 부주의로 내몰면서 사업대표자의 실질적 책임회피에만 몰두했다”며 “안전보건교육 시간을 축소와 임대와 발주를 제외해달라는 것은 처벌을 피하기 위한 꼼수이며 책임회피”라고 규탄했다.

 

이어 “법이 개악되면 노동자의 죽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며 또다시 정경유착이 부활하는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스럽다”라고 경고했다.

 

손익찬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대표변호사는 경기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법으로 기소된 사건이 아직 0건이다”며 “법이 모호하고 불명확하다는 경총의 우려는 기우에 가깝다”라고 우려했다.

 

손 변호사는 영국의 기업과실치사법을 사례로 들며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의 안전보건관리가 무너졌다는 증거가 확보된 경우에만 한정해서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며, 그에 맞게 경영책임자의 의무를 매우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급인 책임에 관한 경총의 견해에 대해서도 “이미 합리적으로 해석 가능한 기준이 있는데, 해석이 모호하다는 핑계로 책임 범위를 줄이려는 것이다”며 “경총의 문제 제기에는 근거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정창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