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훈(61) 당선자가 재선에 성공했다. 직접선거가 시작된 이후 재선에 성공한 첫 인천시교육감이다.
도 당선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 출신으로, 30여 년을 교육민주화와 참교육 실천에 노력해 왔다.
전교조 인천지부장을 두 차례 맡았던 그는 2018년 인천의 시민사회단체가 선출한 인천시교육감 민주진보 단일후보로 출마해 당선됐고, 이번 선거에서도 민주진보 단일후보로서 재선에 성공했다.
도 당선자는 4년 전 교육감 선거 출마 직전까지 혁신학교 교장을 맡았었고, 자신의 혁신교육 성공 사례를 토대로 인천에서 혁신교육을 확산시킬 계획이었다.
실제로 당선 이후 도 교육감은 인천형 혁신학교를 '행복배움학교'로 이름 짓고 2017년까지 40곳에 불과하던 행복배움학교를 2022년 현재 112곳으로 늘렸다.
코로나19 대응에도 선도적이었다. 방역물품과 인력, 선제적 검사를 위한 자가진단키트, 안전한 급식 등을 지원했다. 특히 전국 최초로 학교부터 교육지원청·교육청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했고, 이는 다른 지역의 코로나19 대응 기초자료로 활용됐다.
천안의 산골 소년 도성훈, 인천에 정착하다
1960년 12월 10일 충남 천안시 목천읍의 산골 마을에서 외아들로 태어난 도성훈 당선자는 어려서부터 부모와 떨어져 조부모 손에 키워졌다. 부모가 궁핍한 산골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원도 철암의 주물공장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기 때문이다.
10살 되던 해 그는 부모와 함께 부평으로 이사 오면서 인천에 정착했다. 부평남초등학교과 부평동중학교, 부평고등학교에 다니며 줄곧 부평에서 자랐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의 군사독재 시기였던 1979년 중앙대 국문학과에 입학했다. 그해 10월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과 함께 전국적으로 민주화 요구가 분출됐고 학내 시위도 빈번해졌다.
하지만 이 때만 해도 소심한 성격이었던 도 당선자는 시위에 참여한 학우들이 사복경찰에 얻어맞으며 끌려가는 모습을 먼 곳에서 바라보기만 했다.
민주화의 열기가 높던 시기에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해 1985년 2월 졸업했다. 그는 같은 해 7월 지금의 아내 김인숙씨와 약혼하고 이듬해 1월 결혼했다.
평범한 교사에서 학교민주화 투사로
도 당선자는 1985년 3월부터 인천 성헌고(현 인제고)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학교 재단의 비리와 파행적인 학교운영을 경험한 그는 평교사협의회를 조직해 재단에 맞섰다. 성헌고 평교사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은 도 당선자는 학교 정상화 투쟁을 벌였고 평교사협의회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교내에서 의문의 도난사건이 일어났고 이를 빌미로 재단의 탄압이 시작되자 학교민주화투쟁을 주도했고 이 일로 도 당선자를 포함해 5명이 파면됐다.
곧바로 도 당선인은 성헌고 학생, 학부모들과 함께 징계철회 투쟁을 벌었고 농성 23일만에 승리해 파면이 철회됐다.
1989년 6월 10일에는 인천대 대학원 강당에서 교사 800여 명과 함께 전교조 인천지부 결성을 주도했다. 이 때도 전교조 가입 활동 등을 이유로 두 달 뒤 학교에서 해직됐다.
재선 진보교육감 시대 연 도성훈 "아이들이 행복한 인천"
도 당선자는 해직교사 시절 전교조 인천지부 사무국장과 수석부지부장, 국공립중등지회장 등을 역임하며 해직자 복직 투쟁에 나섰다.
그는 1994년 4월 전교조가 합법화되면서 복직했고, 관교중·인천여자공고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이후 1999년부터 1년 6개월 동안 전교조 인천지부 사무처장으로, 2003~2006년에는 전교조 인천지부장으로 일했다.
도 당선자는 전교조 인천지부장 임기를 마친 뒤 부개고·동인천고에서 근무했고 2016년 3월 행복배움학교로 지정된 동암중 교장으로 취임해 학교 혁신에 앞장섰다.
그는 2018년 3월12일 인천 88개 시민사회단체와 5만여 시민참여단이 뽑은 민주진보 촛불교육감 단일후보로 선출돼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도 민주진보 단일후보로 출마한 도 당선자는 "여러분의 믿음을 바탕으로 세계를 품고 미래를 향해 가는 인천 교육을 통해 반드시 학생 성공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의 선택을 가슴 벅찬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당당히 앞장서서 감당하겠다"며 "앞으로도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달려가겠다. 현장 교사로 출발해 오늘까지 나의 꿈은 인천 교육의 미래와 인천 아이들의 행복한 꿈 이외에는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