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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팎 삼삼오오 모여 독서축제 열다…의왕 백운호수초등학교 ‘더숲도서관’

박경수 교장 "독서 통해 다양한 세계와 인물을 만날 수 있어"
학생주도 독서부 활동, 교육공동체·지역주민 함께한 '삼삼오오' 독서동아리
연면적 393.58㎡·장서 1만 536권·수업실 및 열람공간 64개 보유

 

의왕의 백운호수초등학교는 지난 2019년에 설립돼 올해로 개교 3년차가 됐다. 백운호수초에 현재 466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교가인 ‘더불어 숲을 이루자’에서 따온 이름으로 함께 성장하는 어린이가 되자는 뜻을 담은 더숲도서관은 연면적 393.58㎡에 장서 1만 536권, 수업실과 열람공간을 각각 32개 보유하고 있다.

 

더숲도서관은 이름과 같이 초록빛의 벽과 천장, 연두 빛의 서가로 푸른 숲을 재연했다. 길게 펼쳐진 폴딩도어가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며, 254.04m² 면적의 테라스는 학생들의 쉼터·놀이 공간으로 제공된다.

 

6학년인 이소윤 양(13살)은 더숲도서관에 대해 “‘마루공간’이라는 곳에 빈백이 있어 책을 읽을 때 편리하고 테라스 앞에 푸른 숲이 펼쳐져 있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초등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에게도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더숲도서관의 개관부터 쭉 자리를 지킨 전유경 사서교사는 독서를 두고 “즐거움”이라고 표현한다.

 

 

전 사서교사는 “아이가 좋아하는 책, 원하는 책을 골라 아이가 원할 때까지 함께 소리 내어 읽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어른의 교육적인 의도가 들어간 책으로 인해 책 읽기가 고된 일이 되고 고통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서의 행복을 빼앗긴 학생들에게 어떻게 즐거움을 다시 찾아줄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며 “함께 읽으면 명령이 아닌 권유가 될 수 있기에 ‘함께 읽기는 힘이 세다’는 책 제목처럼 함께 읽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환경문제 인식 함양에 힘 쓰는 독서부 ‘책과함께’

 

인류의 무분별한 화석 연료 사용, 산업 폐기물 증가 등으로 환경오염이 대두되며 이는 ‘이상기후’로 되돌아오고 있다. 

 

미래세대 주역이 될 학생들이 이러한 환경문제에 대해 인식하도록 더숲도서관은 작년에 연중 캠페인으로 ‘지구 위기 대응의 해(위대해)’를 진행했다. 매달 환경과 관련된 도서를 소개하고 각종 프로그램이 달마다 진행됐다.

 

학생들은 주변의 작은 숲·정원·텃밭 사진을 패들렛에 공유하고, 각자 ‘지구 살리기 실천 약속’을 적어 교내 곳곳에 전시했다. 또 멸종위기 동식물·재활용·플라스틱·지구환경 책 소개를 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도서관을 매일 찾는다는 6학년 유주원 양(13살)은 ‘폐지로 수제 종이 만들기’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유 양은 “당시 프로그램을 직접 준비해 진행했다”며 “학생들의 신청을 받고 준비물과 프로그램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 교육공동체 ‘삼삼오오’ 독서동아리 조직

 

백운호수초의 학생자치회 독서부 ‘책과함께’는 책을 읽고 민주시민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주도적으로 계획·실천하고 있다.

 

독서부는 후배들에게 도서관 수업실에서 혹은 아침 등교시간 체육관에서 책 읽어주기, 전교생을 대상으로 도서관 지도 만들기 행사, 재활용 수제종이 만들기 체험활동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했다.

 

백운호수초는 학생과 마을의 어른이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지역독서생태계 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형성된 독서동아리 ‘삼삼오오’는 학생·학부모·교사 등 교육공동체로 이뤄져 있다. 또한 학교 밖 ‘삼삼오오’ 참가자에는 학부모, 할아버지, 할머니, 마을의 어른들도 참여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독서동아리 ‘삼삼오오’는 작년 백운중학교 학생들과 지역 내 시민·학부모와 함께 내손도서관에서 ‘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라는 책으로 2회에 걸쳐 함께 이야기 나누는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 4월에는 2회에 걸쳐 독서교육 특강을 했으며, 지난달 25일에는 학교 안팎의 ‘삼삼오오’가 모여 ‘삼삼오오 독서축제’를 열었다.

 

이번 축제엔 참가자들의 시낭송, 바이올린 연주, 마술 등의 공연, 학생자치회의 책 낭독, 북페이스 즉석 사진 찍기, 누름꽃 책갈피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수를 놓았다. 특히 ‘눈보라’의 작가 강경수 작가를 초대해 책 이야기를 나눠 참석자 모두 만족했다.

 

 

당시 사서교사와 함께 사회를 맡아 독서축제를 진행한 김서현 양(13살)은 “시낭송과 마술, 악기연주 등 멋진 공연을 한 이번 ‘삼삼오오 도서축제’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전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이 제대로 그 기능을 다 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교육활동과 유기적으로 연계돼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기관이어야 한다”면서 “미래사회에도 학교도서관이 학교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역할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대응하도록 변화하고 진화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도서관은 학생들의 쉼터로 언제든 마음 편히 갈 수 있는, 가고 싶은 공간이어야 한다”면서 “지적 호기심을 가득 채워주는 다양한 읽을거리가 가득하고 즐거운 활동이 펼쳐지는 곳. 친구들과 책 이야기 나누며 생각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곳. 항상 반겨주는 사서선생님이 있는 곳이 되도록 환경조성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전 사서는 학생들에게 “언제든지 도서관에 찾아오는 학생들을 환영한다”며 “도서관을 즐거운 공간으로 생각하며 놀러간다는 마음으로 자주 방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터뷰] 박경수 백운호수초등학교 교장

“독서 통해 다양한 세계와 인물 만날 수 있어”

 

 

약 35년간 교편을 잡아 온 박경수 교장은 경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독서는 다양한 세계와 인물을 접하게 도와주는 통로라고 말했다.

 

박 교장은 “우리는 독서를 통해 일상·사회생활에 필요한 정보·지식 등을 얻을 수 있다”며 “인간이 생산해 내는 지식의 양과 생산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 독서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장은 “백운호수초등학교의 도서관은 사회공헌 차원에서의 기부와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힘께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모아 형성됐다”며 “도서관에서 독서를 하는 학생들이 보다 쾌적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어 “책을 통해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고 삶의 바탕이 되는 사고력을 함양하는 배움과 소통의 장이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박교장은 학생들에게 “좋은 책들을 골라 틈날 때마다 꾸준히 읽는 습관을 길러내 생각하는 힘을 키워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정창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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