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협력단지 착공지연과 청주공장 증설보류로 반도체 시장에서 초격차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예정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협력단지 착공식이 잠정 연기됐다. 앞서 SK하이닉스는 5월 착공식 소식을 전했지만, 한 차례 연기된 뒤 7월 착공식마저 무산됐다.

용인 반도체 협력단지는 용인 일반산업단지가 시행하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415만㎡ 규모의 세계 최대규모 단일 반도체 산업단지로, 국가 버팀목 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지각변동에 대비한 선제적·공격적 투자로 미래 시장 선점 및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행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약 120조원을 투자하고 반도체 공장 4개를 신설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며, 첫 공장은 2025년 착공을 시작해 2027년 가동될 예정이다.

그러나 토지 보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착공식 당일 기상이 좋지 않아 SK하이닉스 착공식이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 일반산업단지는 "현재 토지 보상률이 75%인 상황이지만, 일부 보상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수용 체결이 들어가 있는 상태이고 착공식 예정일이 장마철과 겹쳐 행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라며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향후 산업단지, 산업부, 용인시와 협의를 거쳐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달 29일 열린 SK하이닉스 이사회에서 청주공장 증설 안건이 논의 끝에 부결된 소식이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 3900여㎡ 부지에 액 4조 3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M17)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SK하이닉스는 실적발표 후 화상을 통해 "향후 몇 년간 시장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능력을 점진적으로 늘려가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며 "용인 반도체 공장 완공 시점 이전에 추가로 다른 공장의 필요성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후보지로 논의된 곳 중 하나인 이천의 경우에는 이미 SK하이닉스의 M16 이후 신규 공장 조성을 위한 용지 확보가 어려운 상황과 용인 클러스터 승인 당시 차기 반도체 공장 증설 지역을 비수도권이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청주에 공장 증설이 예정됐다.

다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고물가 등 불확실한 글로벌경제 상황에 대해 기존 투자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어 공장 증설 계획 결정이 지연된 것으로 해석된다.

기존 계획에 의하면 내년 초 착공에 돌입, 2025년 완공돼야 하지만, 최근 반도체 업황 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이사회가 보류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신규 공장 계획이 연달아 지연되자, 기존 이천공장 라인에 힘이 실리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SK 측은 이를 부인했다.

익명을 요청한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청주공장의 경우 이사회 결정 사안 및 투자와 관련해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고, 현재 청주 신규공장은 검토 중이며 결정된 내용이 없다"며 "기존 이천공장 역시 수도권 정비법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이천공장) 증설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천에 집중될 것이라는 해석은 맞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