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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담은 서가, ‘연의 편지’‘할로윈’ 등 학창시절 추억 공유…평택비전고등학교 백송도서관

연면적 260.7㎡·장서 2만 2850권
학생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애서가’
애서가, ‘연의 편지’‘할로윈’ 등 행사
“독서 통해 다양한 세계와 인물 만나”

 

평택에 소재한 비전고등학교는 지난 2013년에 설립돼 올해로 개교 9년차를 맞았다. 비전고에 현재 30학급, 965명의 학생들이 미래의 도약을 위한 준비를 이어나가고 있다.

 

비전고 학교도서관의 이름은 이승광 백송의료재단 이사장의 호를 빌려 완성됐다. 이 이사장은 비전고 개교 첫해부터 학교의 발전을 위해 지원에 나섰다. 이에 백송도서관은 연면적 260.7㎡에 장서 2만 2850권의 많은 도서들을 갖췄으며, 특히 인문·사회, 문학 도서가 풍부하다.

 

백송도서관 박소영 사서교사는 “이 이사장은 역경을 이겨내고 학창 시절에 세운 뜻을 이뤄 배운 대로 실천한 귀감을 보였다”며 “이를 본받아 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뜻에서 이름을 ‘백송도서관’으로 지어졌다”고 설명했다.

 

2학년 이화진 양(18살)은 백송도서관을 ‘만남의 광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양은 “중학생 시절의 학교도서관은 학생들이 자주 찾지 않아서 황량했다”며 “백송도서관은 시설이 넓고 쾌적하며, 행사도 자주 열리기 때문에 학생들이 많이 와서 독서와 휴식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1학년인 표정우 군(17세)은 “백송도서관은 선생님과 학생들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장소이자 선배들과 교류·소통이 가능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 학생들의 애정어린 참여로 꽃피운 ‘애서가’

 

 

2학년 차서영 양(18)은 백송도서관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공간으로 ‘애서가’를 1순위로 지목했다. 애서가는 ‘사랑을 담은 서가’라는 뜻으로 학생들의 주도하에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책을 선정해 서가를 꾸미고 전시하는 기획전이다.

 

차 양은 “도서부원들이 가장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완성한 기획이기에 그만큼 애정을 많이 갖게 된다”며 “학생들이 애서가의 가치를 알아봐 줄 때 부원들이 노력이 빛을 발했다고 생각들어 자긍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작년 여름, 온라인 웹만화 ‘연의 편지’를 아이디어를 빌린 학생들은 미래의 자신들에게나 다른 사람들에게 각자의 자필로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쓰고 나눴다. 도서부원들은 가을에 ‘할로윈’을 본떠 사진 촬영 공간과 소품을 마련했고 변장하며 즐거워하는 학생들에게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 나눠주면서 추억을 공유했다.

 

또 겨울에 학생들이 산타클로스에게 소원을 비는 아이들처럼 이뤄지고 싶은 소원을 담아 도서관에 마련된 작은 함에 적어넣으면, 도서부원들이 그 소원과 관련된 책들을 배달해주기도 했다. 

 

올해 애서가는 ‘진로(進路)’라는 주제를 잡았다. 도서관에 온 학생들은 미래의 자신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적어 타임캡슐에 넣었다. 이 타임캡슐은 올해 말 학생들에게 배달될 예정이다.

 

◆ 독서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각종 프로그램들

 

 

백송도서관 도서부원들은 학생들이 도서관을 즐겨 찾는 동기 중 하나로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주제별 프로그램들을 꼽았다.

 

작년 백송도서관은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의 날 도서관 행사’를 열었다. 환경·생태 관련 도서 키워드를 공개해 학생들이 관련 도서에 관심을 두도록 유도했고, 실생활과 연계해 환경보호를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도서부원 1학년 김규민 군(17세)은 에코 책장 만들기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군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든 책장을 만든다는 것이 평소 도서관에서 해보지 않았던 활동이라 재밌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도서관 행사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과 연동해 진행했다. 백송도서관은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 책의 날의 유래에 대해서 배우고 저작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질 기회를 제공했다.

 

학생들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친구 또는 교사의 이름과 선물하고 싶은 책 제목·이유 등을 적어 신청서를 제출하면 백송도서관이 이 중 10팀을 선정해 책과 장미를 선물로 배달했다. 또한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들로 구성된 퀴즈 대회를 열어 학생들에게 선물도 나눠주고 저작권의 개념과 중요성을 자연스레 인지하도록 했다.

 

박 사서교사는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갈등과 우여곡절을 예고도 없이 자주 마주치게 된다”면서 “그럴 때 언제나 곁에서 함께 위로해주고 조언을 해주는 든든한 친구가 있다면 그 무엇도 부러운 것이 없는데, 그것이 바로 독서”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도서관은 학생들의 쉼터로 언제든 마음 편히 머물고 싶은 공간이어야 한다”면서 “지적 호기심을 가득 채워주는 다양한 읽을거리가 가득하고 즐거운 활동이 펼쳐지는 곳. 친구들과 책 이야기 나누며 생각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곳. 항상 반겨주는 사서선생님이 있는 곳이 되도록 환경조성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한문호 비전고등학교 교장

“독서 통해 다양한 세계와 인물 만날 수 있어”

 

 

약 38년간 학생들과 함께해온 한문호 교장은 비전고에 2018년 9월 부임했다. 한 교장은 독서를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라 독서철학을 밝혔다.

 

그는 “독서를 통해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으며, 독서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다”면서 “그 창을 통해 사회인으로서 배움과 성장을 이뤄낸다”고 강조했다.

 

한 교장은 “비전고의 도서부 학생들의 자주적인 활동으로 형성된 애서가는 누구에게라도 가장 자랑하고 싶다”며 “기존에 도서관이라면 무겁고 딱딱한 분위기라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았는데, 학생들의 애서가 계획을 통해 평소 독서에 관심 없던 학생들이 새롭게 관심을 갖고 도서관을 찾아 분위기를 더욱 활발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한 교장은 학생들에게 “전인적 역량을 함양해 미래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인재로 자라나기를 희망한다”며 “도서관에서 다양한 독서와 활동을 통해 그 꿈을 마음껏 펼쳐나가달라”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임석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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