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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숲 도서관’…양곡중 학생이 직접 만든 ‘성장하는 세상’

연면적 390㎡‧장서 1만 2775권‧열람석 85석
공간혁신 프로젝트, 리모델링에 학생의견 반영
창의적 독서교육, ‘작가와의 만남’‧‘독서통장마켓’
“어른이 돼도 책 놓지 않는 독서습관 양성할 것”

 

김포시 양촌읍에 있는 양곡중학교는 1953년에 설립된 개교 69년 차 학교다. 현재 429명의 학생들이 마음속에 꿈을 품고 학업에 정진하고 있다.

 

양곡중 누리숲 도서관은 연면적 390㎡에 장서 1만 2775권과 독서를 위한 열람석 85석을 보유하고 있다.

 

양곡중은 학교 공간을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직접 탈바꿈시키는 경기도교육청의 공간혁신 프로젝트 사업에 당선돼 도서관을 리모델링하게 됐다 이에 양곡중 학생들은 도서관 설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리모델링은 한 달간 진행됐고 마침내 3월 21일, 양곡중 ‘누리숲 도서관’이 개관했다. ‘학생들이 성장하는 세상’이라는 뜻의 누리숲 도서관은 이름 그대로 학생과 도서관이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자 양곡중 교육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2학년 이은호 군(15세)은 “누리숲 도서관은 양곡중에서 빠지려야 빠질 수 없는 양곡중의 으뜸이자 자랑”이라며 “직접 도서관 설계에 참여한 만큼 도서관을 방문할 때 마다 자부심이 든다”며 도서관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이어 “학교 수업에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을 때 마다 도서관을 방문한다”며 “머리도 식히고 마음의 짐도 덜 수 있는 누리숲 도서관은 양곡중 학생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소중한 공간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0년에 양곡중에 부임해 12년간 도서관을 즐거운 공간으로 가꾼 장영숙 사서교사는 누리숲 도서관을 “학교의 중심이자 자랑거리”라고 설명했다.

 

장 사서교사는 “학교의 정보 보관소로서 기능하는 누리숲 도서관은 학생들이 교과 수업에서 배울 수 없던 정보를 습득하는 공간”이라며 “매 시간 수십 명의 학생들이 아늑한 공간에서 편안하게 독서를 즐긴다”고 말했다.

 

이어 “도서관 창문을 통해 운동장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통창 자리는 항상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학생들은 통창을 통해 바라보며 매일 같이 변하는 사계절 자연환경처럼 매일마다 다른 꿈을 키워간다”고 말했다.

 

◆ 꼭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작가와의 만남”.

 

 

누리숲 도서관은 학생 독서토론 동아리를 통해 토론회를 운영한다. 동아리 학생들은 ‘곰의 부탁’이라는 책을 주제로 토론하던 중 장 사서교사에게 이 책의 저서인 진형민 작가를 만나길 희망했다.

 

장 사서교사는 이에 지난달 8일 진형민 작가를 학교에 초청해 학생들과 작가가 소통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마련했다. 진형민 작가는 ‘이야기 속 진짜이야기’라는 주제로 학생들에게 독서 중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는 올바른 독서 습관에 대해 강연했다.

 

학생들도 작가에게 독서와 작문 그리고 ‘곰의 부탁’ 책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했고 진형민 작가도 이에 친절하게 답하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2학년 김민채 양(15세)은 “인상깊게 읽었던 ‘곰의 부탁’의 작가가 직접 학교를 방문해 어디서도 쉽게 들을 수 없는 강연을 진행해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며 “사서교사가 발 벗고 직접 ‘작가와의 만남’을 주최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 사서교사는 “사서교사의 역할은 학생들이 올바른 독서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이라며 “평생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작가와의 만남’ 같은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개설해 독서교육 증진에 도모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 “독서통장마켓”, 책 한권 빌리고 마일리지 쌓자!

 

 

누리숲 도서관은 양곡중 학생들에게 책을 자주 빌리고 읽는 습관을 기르도록 ‘독서통장마켓’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책 한권을 빌리면 독서통장에 독서점수 2점을 적립할 수 있다.

 

적립된 독서점수는 학기 말 열리는 독서통장마켓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학생들은 독서통장마켓에서 학기동안 적립한 독서점수로 학교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학생들은 통장에 차곡차곡 점수가 쌓이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어 뿌듯해 하고 적립한 점수로 직접 물건도 살 수 있어 독서를 통한 성취감을 느낀다.

 

2학년 이성현 군(15세)은 “독서를 했는데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개념이 처음에는 신기했다”며 “평범한 독서 교육은 지루한 반면 독서통장마켓은 독서에 대한 결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어 책을 읽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됐다”고 말했다.

 

장 사서교사는 “학생들의 독서이력을 직접 관리하면서 장기적인 독서습관을 양성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독서통장마켓을 구성하게 됐다”며 “학생들은 점수를 더 많이 적립하기 위해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지만 동시에 독서에 대한 흥미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책을 읽는 습관이 오랫동안 지속돼 언제 어디서든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것이 최고의 독서”라며 “학생들이 어른이 되서도 평생 즐겁게 독서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양곡중에 머무는 동안 도와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리숲 도서관을 단순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닌, 카페처럼 친구들과 만담을 나누거나 편하게 쉬는 공간”이라며 “도서관에서 독서와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갖고 마음에 품은 꿈을 위해 성장하는 양곡중 학생들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이신숙 김포양곡중학교 교장

“책 한 줄 더 읽는 즐거움, 누리숲에서 느끼길”

 

 

지난 2016년 양곡중에 부임한 이신숙 교장은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자신들의 내면을 찾을 수 있도록 오늘도 누리숲 도서관 관리에 앞장서고 있다.

 

이 교장은 “독서는 여행처럼 가고 싶은 장소로 떠나고 거기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작가의 세상을 방문해 등장인물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들을 직접 목격하는, 작가와 독자 간 의사소통을 통해 독자들은 건강한 심적 내면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성장하는 세상’이란 뜻을 가진 누리숲 도서관에서 책 한권 한권은 모두 양곡중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거름”이라며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도서관에서 독서를 통해 자신들의 내면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볼때 마다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양곡중 학생들은 모두 누리숲 도서관의 주인이기 때문에 자기 방처럼 언제든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혼자 열람석에서 앉아 책을 읽어도 외롭지 않고 오히려 책 한 줄 더 읽었다는 즐거움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창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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