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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으로 한 걸음 더 따뜻한 경기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해 뛰어야죠"

[인터뷰] 정정옥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재단 정체성 확립부터 이음마당(플랫폼)이 되기까지
도민 밀착 정책 연구 수행으로 도정에 적극 반영
도내 31개 시군·지역 사회·유관기관과 활발한 소통
경기도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 운영

 

“디지털 성범죄, 아동 학대, 아동 돌봄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여성, 가족 분야 현안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재단이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이런 현안들에 대응하고,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연구와 사업으로 보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2005년 경기도가족여성개발원으로 개원한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하 재단). 2008년부터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으로서 여성·가족 정책을 꾸준히 개발해 왔고, 2020년 12월에는 재단으로 발돋움했다.

 

이로써 경기도의 여성과 가족정책연구를 기반으로 한 정책 사업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관이 된 것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2019년 취임한 정정옥 대표이사가 있었다.

 

어느덧 취임한 지 3년. 정정옥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취임과 동시에 재단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그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제가 취임했을 때 ‘경기도 가족여성연구원은,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대체 뭐하는 데인가요?’라는 질문을 너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우리 기관이 어떤 곳인지 정체성과 해야 할 일을 정립하기 위해 끊임없이 서로 묻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정정옥 대표이사의 이같은 대화 노력은 그저 기관 내부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도내에 있는 ‘가족’, ‘여성’, ‘육아’와 관련된 기관들을 모두 모았다. 쉴 새 없이 간담회를 열고 교육을 진행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고, 이를 하나씩 연구 과제와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현재 재단은 여성, 가족분야 연구에 더해 경기도 공무원을 포함한 31개 시군의 성인지교육과 성별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돌봄 사업으로 경기도의 돌봄 생태계를 구축해나갈 뿐만 아니라 지역양육리더 양성 및 아동학대 예방교육, 경기도 아빠 육아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 31개 시군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묶고, 추진하고, 공유하다

 

경기도는 도시와 농촌, 어촌을 모두 가지고 있다. 정정옥 대표이사는 재단을 경기도의 다양한 요구와 필요를 담아낼 수 있는 여성가족 정책의 ‘이음마당’(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해 힘써왔다.

 

정 대표이사는 “도민 밀착 연구와 사업을 진행하고, 그 역량이 지역 사회에서 발현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다”며 “‘이음마당’(플랫폼)의 역할은 여성과 가족에 관한 과제를 도내 31개 시군·지역 사회·유관기관과 소통하며 찾아내고, 추진하고, 공유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재단이 ‘이음마당’(플랫폼) 기능을 통해 이룬 대표적 성과는 지난해 6월 개최된 ‘경기도 여성가족정책발굴포럼 종합발표회’에서 엿볼 수 있다. 재단은 ▲성·재생산 건강권 존중 ▲가족다양성 보장 ▲성별임금격차 해소 ▲일하는 청년여성 성평등 환경 구축 ▲공적 아동돌봄체계 강화 ▲위기 아동청소년 안전망 강화 등 6개 의제를 발표했다.

 

정 대표이사는 “오랜 사회적 요구가 있었지만 해결에 진척이 미진했던 분야 혹은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비해 행정이 발맞춰가기 어려웠던 분야의 6개 의제를 선정했고, 경기도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도정에 반영하기 위해 검토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재단 ‘2019 경기도형 돌봄체계 구축방안’ 연구에 근거해 경기도는 2020년과 2021년에 거쳐 ▲화성(대도시형) ▲광명(복합형) ▲파주(산업도시형) ▲여주(농촌형) 등 네 곳에 ‘경기도 거점형 아동돌봄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 급변하는 사회…이 시대에 ‘가족’이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족이 아닌 친구, 연인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 시대가 변하며 전통적 가족 개념이 점점 옅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정옥 대표이사는 이를 ‘가족의 재구성’으로 볼 수 있다며, 결혼과 혈연에 따른 전통적인 가족의 경계선이 점점 줄어들고 비친족 가족이 늘어나는 등 가족의 개념이 다양화된다고 말했다.

 

재단 역시 이러한 사회 변화에 발맞춰 가족 다양성 연구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인 가구 여성을 위한 ‘자동차 기초 워크숍’, 여성 중장년 1인 가구의 삶 재정립을 지원하기 위한 ‘나다움 아카데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선을 다르게, 가족을 새롭게’라는 주제의 영상을 활용한 가족 다양성 운동(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가족과 관련된 우리 사회 현안에서 저출생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11월 기준 우리나라 총인구는 5173만 명으로 사상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정옥 대표이사는 “사회 전반적으로 성평등한 노동 환경과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일자리가 많아져, 안정적 삶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혀야 한다”며 저출생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개인의 삶이 존중되는 문화와 다양한 삶을 인정하는 정책이 동반될 때 해결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 광역지자체 최초 ‘경기도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

 

“정말 감동에 감동, 저는 그때 감동을 아직도 못 잊어요. 많은 분들이 동참해주셨고, 그게 바로 경기도의 역동성이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2019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N번방 사건이 일어났다. 이때 정정옥 대표이사의 빠른 대응으로 지난 2020년 4월 경찰서, 교육청 등 지역 사회 유관 기관들이 재단에 모두 모였다.

 

불과 두 달 만인 6월 경기도디지털성범죄대응추진단을 발족했고, 10월에는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사업에 나섰다. 그리고 2021년 2월, 광역지자체 ‘최초’로 ‘경기도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정정옥 대표이사는 이때 당시 이야기만 하면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으로 변한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인데, 다른 기관들이 동참할지 미지수인 상황이었다. 모두가 문제를 인식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 대표이사가 먼저 움직였다. 유관 기관들에 연락을 돌리고 제안했다.

 

“정말 많은 기관들에 제안을 했는데, 누구도 거절하지 않고 다 모였어요. 저는 그때만 생각하면 ‘기적’이라는 말로밖에 당시를 설명할 수가 없어요. 제가 한 일 중 가장 큰일로 꼽을 수 있어요.”

 

경기도인재개발원 내에 위치한 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는 피해자 관점에서 피해자의 일상회복을 위해 노력하며, 디지털성범죄 대응·예방을 수행한다.

 

디지털 성착취물 삭제지원 및 (재)유포 감시, 법률지원, 수사·전문심리상담·의료연계 등 피해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통합 제공한다. 또한, 대상별 교육 및 콘텐츠 개발, 대민 홍보, 피해지원 협력 관계망 구축 등의 업무를 맡고 있으며, 자원봉사자로 꾸려진 감시단을 운영한다.

 

이곳을 모델로 인천과 서울에서 센터가 개소했고, 다른 광역지자체에서도 본을 따르고 있다.

 

정정옥 대표이사는 “적어도 광역지자체에서는 모두 이러한 지원센터를 만들어 전국적으로 공조가 이뤄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피해자가 다양한 지원을 보다 쉽게 받을 수 있고, 효과적인 범죄 예방이 가능하다”고 디지털성범죄 지원 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평등으로 한 걸음 더 따뜻한 경기도’를 꿈꾼다

 

정정옥 대표이사는 지난 3년간 많은 사업들을 기획하고 수행했지만, 코로나19라는 상황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다. 그동안 진행했던 연구와 사업 활동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물리적인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돌이켜보면 코로나19 환경은 ‘위기’였으나 또 다른 의미에서 교육방향을 재구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의미를 찾았다.

 

실제로, 도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 토론회 등은 오히려 온라인을 통해 참여가 높아졌다. 교육사업 분야에서는 온라인 교육과 회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구축됐다.

 

앞으로 남은 1년, 정정옥 대표이사는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연구와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아빠 육아, 아동 돌봄, 가족 다양성 등 다양한 핵심 의제에 관한 연구와 사업들을 연계해 추진할 계획입니다. 도민들에게 희망을 주며 ‘평등으로 한 걸음 더 따뜻한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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