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24.0℃
  • 흐림강릉 25.4℃
  • 흐림서울 24.6℃
  • 흐림대전 25.4℃
  • 구름많음대구 29.9℃
  • 흐림울산 27.4℃
  • 흐림광주 24.8℃
  • 흐림부산 25.5℃
  • 흐림고창 25.4℃
  • 제주 28.5℃
  • 흐림강화 24.2℃
  • 흐림보은 25.1℃
  • 흐림금산 26.4℃
  • 흐림강진군 27.0℃
  • 흐림경주시 28.1℃
  • 흐림거제 25.6℃
기상청 제공

[사설] '세모녀 비극' 복지공무원 부족 때문 아니라고?

현장 찾아가는 복지공무원 대폭 늘리는 일이 가장 시급

  • 등록 2022.09.01 06:00:00
  • 13면

지난 8월 27일 저녁 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수원역 앞에서 ‘수원 세 모녀 시민추모제’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근 ‘태어난 새는 날아야 한다’라는 시집을 낸 이종구 시인은 날지 못한 채 떨어진 가엾은 세 모녀를 시로 추모했다. ‘바람이 가끔, 문밖을 불어갔지만/비를 머금은 먹구름 뿐이었고, 눈물도 없이/세찬비만 여름 내내 조마조마한 가슴을 적셨습니다/한번도 가난해 본 적 없는 세상처럼/거리에 불빛이 요란하지만, 그곳에는/나의 여린 가난과 장애가 쉴 둥지가 없었습니다’-시 ‘미안합니다’ 일부

 

이른바 수원 세 모녀 사망사건은 서울 신림동 반지하 주택 일가족 참변사건과 함께 우리 사회에 연이어 큰 충격을 줬다. 본란(8월 25일자 13면)에서도 지적한 바 있지만 이들은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서비스 등은 전혀 받지 못했다.

 

수원시에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긴급생계지원비나 긴급 의료비 지원 혜택, 주거 지원 등의 도움이 없었다. 등록 주소지와 실거주지가 달랐던 탓에 복지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던 것이다.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는 빚 때문일 것이라는 일부의 추측도 있었지만 확실한 내용은 알 길이 없다.

 

연고자가 없어 수원시가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공영장례를 치렀다.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이재준 수원시장,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장례식장을 찾아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도 다녀갔다.

 

29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언급됐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8년 대비 작년에 3배가 넘는 숫자의 위기 가구가 발견됐는데, 같은 기간 ‘찾아가는 복지전담팀’ 인원 증가율은 19.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수원 세모녀 사망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덕수 국무총리는 “위기가구를 확인하는 것은 그동안 위기 정보를 확대함으로써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다고 본다”면서 “이번에는 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지속해서 점검했는데, 위기가구 당사자가 아무 데도 신고하지 않고 옮겨버린 데 있었다”고 답했다. 복지 공무원 인원이 부족해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임 의원은 “사각지대는 직접 현장을 다니면서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총리는 복지공무원 부족과 이번 사안은 직결되지 않는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복지부 산하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 따르면 잠재적 위기가구는 지난해 133만9909가구다. 그러나 현장 전담팀 인력은 1만2723명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은 과로에 시달린다. 2011년 4대 중증질환 19명, 질병사망 6명, 질병퇴직 2명이었으나 10년 만인 2021년에는 4대 중증질환 87명, 질병사망 12명, 질병퇴직 3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경찰도 인력 부족 탓에 현실적으로 위기가구 발굴까지 맡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복지공무원의 몫인데 위기 징후가 있는 이들을 모두 조사·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가장 시급한 대책은 복지공무원을 증원하는 것이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