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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TS 음반보다 비싼 해양경찰청 헌정 앨범…작사가는 정봉훈 해경청장(?)

올 6~7월 홍보대사 설운도·조정민 씨 2곡 앨범 200장 960만 원에 구입
앨범 구입처, 설운도 씨 기획사로 확인…기재부 지침 위반 소지 있어
설운도 씨 노래에 정봉훈 해경청장 직접 작사(?)
해경 “직원 도움받아 정 청장이 작사한 것 맞아…앨범 소량 구매로 단가 비싸”

 

해양경찰청은 올해 6~7월 ‘더 나은 바다로!’, ‘바다의 영웅’ 등 노래 두 곡이 들어있는 앨범 200장을 두 차례에 걸쳐 샀다.

 

해경 홍보대사인 가수 설운도·조정민 씨가 각각 헌정한 노래로, 가사가 있는 버전과 반주만 있는 버전 등 모두 4개의 음원이 들어있는 음반이다.

 

해경은 카드형 USB 메모리로 구성된 앨범 200장을 960만 원에 사 내부 직원들에게 배포했다. 1장 당 4만 8000원 꼴이다.

 

비슷한 시기인 지난 6월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새 앨범 ‘프루프(PROOF)’를 발매했다. 

 

BTS의 9년 역사를 집대성한다는 취지로 모두 3장의 CD에 48곡을 담았다. 80페이지에 달하는 소책자와 포토카드 등은 덤이다. 가격은 1만 9300원(컴팩트 에디션)이다.

 

28일 해경에 따르면 지난 5월 26일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더 나은 바다로!’, ‘바다의 영웅’ 등 노래 두 곡을 공개했다.

 

당시 해경은 홍보대사로 뽑힌 설운도·조정민 씨가 두 노래를 각각 작사·작곡해 해경에 헌정했다고 홍보했다. 실제 설운도 씨는 위촉식 당일 ‘더 나은 바다로!’를 해경청 강당에서 열창했다.

 

하지만 이후 해경이 960만 원을 들여 해당 곡이 들어간 앨범을 구입한 곳은 홍보대사 설운도 씨의 기획사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 기획재정부는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의 연예인 홍보대사에게 무보수 또는 실비 보상적 성격의 사례금 지급만 가능하도록 ‘2017년 예산 및 기금운영계획’에서 집행 지침을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해경은 무보수·명예직인 연예인 홍보대사에게 뒤로 대가를 지급한 셈이다. 지침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설운도 씨가 헌정한 노래의 작사가에 대한 말도 나온다.

 

해경이 구매한 앨범에는 두 노래의 가사집도 포함돼 있는데, 설운도 씨가 부른 ‘더 나은 바다로!’의 작사가가 현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으로 표기돼 있다. 해경이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설운도 씨가 작사·작곡 했다고 홍보한 내용과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해경 내부 관계자는 “원래 설운도 씨가 가져온 가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대변인실 직원이 수정을 했고, 내부 협의를 거쳐 청장의 이름으로 나가기로 했다”며 “내부에서는 공공연하게 아는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해경 관계자는 “원래 가사가 오래된 군대식 느낌이 들어 설운도 씨와 협의해 전면 수정했다”며 “가사 수정은 큰 틀에서 정 청장이 한 게 맞고 관현악단장 출신의 직원이 옆에서 도왔다. 보도자료에 설운도 씨 작사로 나간 것은 착오”라고 말했다.

 

앨범 가격에 대해서는 “시중에 유통되는 상품과 달리 내부용으로 소량 제작해 단가가 비싸다”고 덧붙였다.

 

한편 1000만 원 가까운 돈을 들여 산 앨범의 노래 두 곡은 ‘해경 누리집’에서 누구나 무료로 받을 수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