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24.4℃
  • 흐림강릉 25.6℃
  • 흐림서울 24.5℃
  • 대전 25.7℃
  • 흐림대구 29.7℃
  • 흐림울산 28.2℃
  • 흐림광주 27.5℃
  • 흐림부산 26.4℃
  • 흐림고창 27.6℃
  • 구름많음제주 32.4℃
  • 흐림강화 24.9℃
  • 흐림보은 26.1℃
  • 흐림금산 27.1℃
  • 구름많음강진군 29.2℃
  • 흐림경주시 28.9℃
  • 흐림거제 26.5℃
기상청 제공

[사설] 마약, 청소년까지 무차별 노출…‘전쟁’ 선포로 근절을

‘인터넷 유통 차단’ 포함한 가용한 모든 수단 총동원할 때

  • 등록 2022.10.11 06:00:00
  • 13면

 

마약이 청소년에게까지 무차별로 확산하는 등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마약은 사회관계망을 통해 거래가 손쉽게 이뤄지고, 클럽·축제 현장·어린이 놀이터 등 유통장소가 생활공간에까지 파고들었다. 특히 인터넷을 이용한 마약 유통이 성행하면서 청소년을 포함한 젊은 층 사이에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는 사실은 중대한 문제다. 인터넷 유통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방책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 ‘전쟁’ 선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의정부경찰서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75명을 검거하고 이중 상습 판매자와 투약자 7명을 구속했다. 이들이 가지고 있던 필로폰 60g과 대마 100.6g, 합성 대마와 졸피뎀 63정 등도 경찰에 압수됐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마약을 투약할 상대를 찾는 게시글을 올리고, 투약 의사를 밝힌 이들과 숙박업소에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충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도 최근 태국인 마약 유통 총책을 비롯한 조직원 11명과 투약자 등 모두 40명을 검거해 9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1년간 시가 100억 원에 달하는 필로폰(3㎏)과 야바 등 다량의 마약을 국내에 밀반입해 유통한 혐의다. 이에 앞서 유명 작곡가 겸 가수 돈스파이크(본명 김민수)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돼 놀라움을 던지기도 했다.

 

충격적인 것은 재범률이 높은 청소년 마약 사범 증가세가 뚜렷하다는 사실이다. 2017년 전체의 0.8%에 불과했던 10대 마약 사범은 지난해 450명으로 2.8%로 치솟았다. 작년 전체 마약류 사범 중 10~30대 비율은 무려 59.6%에 달했다. 올해 검거된 마약 사범 중 10대와 20대가 3분의 1에 달하고, 최근 10년 새 10대 마약 사범이 11배나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지고 인터넷 유통이 성행하면서 우리나라는 순식간에 ‘마약 청정국’에서 ‘마약 오염국’으로 전락했다. 한국은 지난 2016년 인구 10만 명당 마약 사범 25.2명에 달해 유엔 지정 ‘마약 청정국’(기준 20명 미만) 지위를 잃었다. 대검찰청 백서에 따르면 국내 마약 사범은 2016년 1만 4214명에서 2021년 1만 6153명으로 증가 추세다.

 

올해 들어 8월까지 경찰에 적발된 마약 사범은 모두 8497명으로, 이미 2018년 전체 마약 사범(8107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마약 사범은 검거율이 5∼10%에 불과해 실제로는 8만 명 이상이 마약에 연루된 것으로 추산된다. 유통장소가 온 생활공간을 망라하면서 회사원, 군인, 가정주부 등 직업이나 성별, 나이를 가리지 않고 마약에 손을 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마약 거래의 무대가 인터넷 공간으로 옮겨 가면서 수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다크웹이나 텔레그램 등을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접촉하고, 대금은 가상화폐로 지급하는 등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수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진화하는 마약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수사력 확대와 수사기법 개선이 시급하다. 무엇보다도 인터넷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때다. 대한민국이 느닷없이 ‘마약 천국’이라니, 부끄럽기도 하거니와 두렵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