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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특수 기대한 소상공인, '이태원 참사'에 냉가슴

'이태원 참사'에 자영업자들 애도·추모…굳어진 소비심리에는 '침통'
축제 행사 기획사들, 축제 취소 및 연기 소식에 손해 발생..."업체가 부담하는 방법뿐"

 

‘이태원 참사’ 이후 정부가 오는 5일 자정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면서, 핼러윈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특수를 기다렸던 소상공인들이 말 못할 속병에 빠졌다. 

 

핼러윈뿐만 아니라 가을 축제 등 계획된 행사가 잇따라 취소 또는 축소되면서 당장의 금전적 손해가 발생해서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국가적 재난 사태를 애도하는 물결에 동참하지만,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생계의 어려움에 말은 못하고 냉가슴만 앓고 있다.

 

축제 기간에 지역 상권 활성화를 기대했던 A씨는 31일 경기신문과 통화에서 씁쓸함을 내비쳤다.

 

성남시 분당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30대 A씨는 “정부의 엔데믹 선언 이후 손님이 늘어 조금씩 살아나는 기분을 느꼈지만, 이태원 참사로 손님 발길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가게에서 흥겨운 노래를 트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안타까운 참사에 애도하는 차원에서 이번 주말까지 문을 닫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축제 기간 사람들이 몰릴 것을 예상해 준비했던 많은 음식 재료 등은 사용도 못한 채 버려질 상황에 놓였다.

 

자영업자 B씨는 “이태원 사건은 정말 슬픈 일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정말 힘든 몇 년을 보낸 우리 자영업자분들에게 핼러윈이 큰 행사는 아니지만 이벤트도 준비하고 지역 축제 열심히 준비했는데 모두 물거품이 됐다”고 전했다.

 

축제 행사 업체들 역시 같은 상황이다. 행사 하나가 열리기 위해 수많은 업체와 인력이 엮여 있는데, 막상 취소 또는 연기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업체가 지게 된다.

 

그동안 준비했던 홍보 전단지, 무대 장치, 출연자 섭외 계약 비용 등에서 차질을 입는다. 

 

오는 4일 중기부에서 진행하는 소상공인 경진대회를 앞두고 있던 드림포트 이은섭 대표는 “대회를 진행하기 위해 외국 선수 및 인솔자를 포함한 80여 명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행사가 한 달 연기됐다”며 “이에 선수들이 묵을 숙소 등 대관 가능한 장소를 알아봐야 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중기부로부터는 행사 연기 통보만 받은 상태로, 대회 장소 등 불가항력적인 시설은 중기부에서 지원이 약속돼 있지만 갑작스러운 애도기간으로 참가 선수의 숙소 등은 업체가 선(先) 부담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2년여의 코로나19로 인한 단축 영업과 집합금지를 버텼는데, 이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골목상권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상공인들은 이태원 참사 사태의 희생자를 애도하면서도, 행사 취소 등의 여파가 자신들에게 직접적으로 찾아오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소상공인들을 위해 세심히 대책 마련을 해주기를 한목소리로 당부했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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