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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영업자 경영난 최악…강력 ‘산소호흡기’가 필요하다

거리두기 해제에도 줄폐업, 10명 중 3명 “3년 내 문 닫을 것” 

  • 등록 2022.12.14 06:00:00
  • 13면

지난 4월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도 불구하고 골목상권이 회복되기는커녕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연이은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의 악재 속에 자영업자의 3분의 1이 폐업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산업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자영업의 기반붕괴는 결코 허술히 다룰 문제가 아니다. 빈사 상태에 빠진 자영업을 구출하기 위한 강력한 ‘산소호흡기’가 시급하다. 나아가 자영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새로운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모노리서치와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영업자 2022년 실적 및 2023년 전망 설문조사’ 결과, 68.6%가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고 답변했다. 특히 올해 순익이 작년 대비 감소했다는 응답이 69.6%로 나타나 ‘백약이 무효’인 상태에 빠진 자영업계의 처절한 현실을 대변했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12.5% 감소, 순익은 12.4%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전망에 대해서도 비관적이었다.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은 내년 매출과 순익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평균적으로 내년 매출과 순익은 올해 대비 각각 3.1%, 3.8%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실적 악화 부담으로 자영업자의 약 40%는 향후 3년 이내에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주요 이유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6.4%),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6.1%), 자금 사정 악화 및 대출상환 부담(15.1%) 등의 순이었다.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하는 분야는 역시 자금압박이다. 자영업자 평균 이자율 수준은 현재 지난해보다 약 2%포인트 상승한 5.9%다. 평균 대출금액은 약 9970만 원이고, 대출 규모가 1억 5000만 원 이상이라는 응답도 15.8%에 달했다. 응답자 5명 중 1명(21%)은 8%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쓰고 있다. 경기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60%가 2024년 이후라고 답변해 일단 기대를 접고 있음을 드러냈다. 


비포(before) 코로나와 애프터(after) 코로나는 문명이나 시대가 바뀌는 수준의 큰 경계선이었다. 바이러스는 자영업자에게 유난히 잔혹했다. 자영업자들은 생계가 오락가락하는데도 정부 명령을 순순히 따랐다. 그런데도 이들 손에 남은 건 각종 압류 독촉장과 체납 고지서뿐이다. 결국, 엔데믹 시대에 접어든 지금도 누적된 피해를 복구하지 못하고 신음하고 있는 처지인 셈이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유통업계 운동장이 대기업 쪽으로 기울었는데, 정치인들은 오히려 기울기를 줄이는 정책에는 관심이 없다. 경제의 밑단인 자영업자가 무너지면 그 가공할 피해가 어떤 사회적 비극을 낳게 될지는 가늠키 어렵다. 당장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영양분투입이 절실하다. 


자영업자 비율이 OECD 회원국 중 제일 높다면서 “정리돼야 한다”고 무책임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바른 말일지라도, 펜데믹에 따른 경천동지의 생태계 변환으로 막다른 골목에 몰린 이웃들에게 함부로 할 말이 아니다. 다른 길로 부드럽게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치밀한 경착륙 전략부터 마련하는 게 순서다. 불가항력 속에서 불운을 당했지만,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들도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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