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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원박물관 ‘기증 유물전’을 주목한다

아름다운 기증자와 삼고초려한 수원시 학예사 모두에게 박수를

  • 등록 2022.12.15 06:00:00
  • 13면

수원박물관이 내년 2월 26일까지 의미 있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개인과 문중, 학자 등으로부터 기증받은 유물을 전시하는 테마전 ‘내 삶의 기록, 역사가 되다’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기증받은 유물 가운데 특별한 유물을 선별해 소개한다. 수원박물관은 지난 2010년에도 ‘기증유물로 보는 수원’이란 기증 유물 전시회를 연바 있다.

 

이번 전시회는 그 이후인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기증받은 유물들이 전시된다. 기증 시기별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2011~2013년)에서는 시민들이 가보로 간직하던 집안의 교지나 고문서, 학창 시절 성적표 등 개인이 기증한 물건들을, 2부(2014~2016년)에서는 수원을 대표하는 무반 가문인 해풍김씨 남양쌍부파 김수(1680~1728)의 초상화와 영통리에 세거(世居)한 해주 오씨 가문 오득영(吳得永)이 착용했던 대한제국 군복 등을 소개한다. 이어 3부(2017~2020년)에서는 2014년 편찬한 ‘수원시사’ 제작을 위해 수원 곳곳에서 수집한 사진과 슬라이드, 테마전 개최를 위해 조사한 자료 등을 전시한다.

 

수원시는 2008년 수원박물관과 2009년 화성박물관 개관 전부터 시민과 문중, 유족들로부터 유물을 기증 받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왔다. 이 결과 2003년에는 서예가 근당 양택동 선생이 조선시대 중기부터 현대까지의 대표 서화가 작품 6천여점을 기증했으며, 2004년에는 2002년 작고한 사운 이종학 선생의 유가족이 고서적과 일제강점기 독도 관련 사료‧지도‧사진 등 1만9836점을 수원시에 기증했다. 근당과 사운의 기증 자료들은 수원박물관 개관의 바탕이 됐다.

 

이후로도 유물기증 행렬은 계속됐다. 2005년엔 상주박씨 종중에서 상원군 박유명 선생의 초상화 2점을 기증했다. 조선 정조시대의 정치가이자 실학자로 명성을 떨쳤던 번암 채제공 선생의 6대 종부인 김혜정 씨는 2006년 보물급 유물 135점을 수원시에 기증했다. 기증한 유물 중에는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선생의 영정을 비롯해 정조대왕의 친필 문서 등 당시 정치, 사회, 생활사 등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가 포함되어 있었다. 박유명 선생 초상화와 채제공 선생의 초상화는 2007년 문화재청이 국가보물로 지정했다.

 

최근에도 유물기증은 계속되고 있다. 2019년엔 정조대왕의 매제이자 사도세자의 부마(왕실의 사위)였던 흥은위 정재화 후손이 정재화 선생 초상화, 홍은위 고신교지(관직 임명 문서), 녹패(녹봉 지급 문서), 고급 호패(신분증) 등 희귀 소장 유물 1014점을 수원화성박물관에 기증했다. 같은 해 일제강점기 종묘회사 부국원에 근무했던 할아버지의 부국원 관련 유물 141점을 손자가 수원시에 기증했으며, 올해엔 한신대 한국사학과 유봉학 명예교수가 수원 관련 유물 1013점과 연구도서를 기증한 바 있다.

 

기증유물 중에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소중하게 간직해 온 유물이지만 보다 많은 학자와 사람들이 보고 연구할 수 있도록 기쁜 마음으로 아낌없이 기증했다. 기증자들의 아름다운 마음과 함께 수원시 학예연구사들의 노고도 치하하고 싶다. 학예사들은 기증자들을 1년 이상 수시로 찾아가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증자와 학예사 모두에게 찬사를 보내며 앞으로도 많은 시민과 문중의 기증이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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