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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고 바다 나가는 작가들…예술과 생계의 교집합 그리는 아차도 예술공동체 ‘공간섬알’

아차도 예술공동체 공간섬알 기획전 ‘너는 이쁘다’ 개최
60~90대 여성 작가들이 삶과 자연 담은 그림 선보여

 

어떤 작가들은 가을이 되면 고구마를 수확하고 겨울에는 굴을 캔다. 농사를 짓고 바다에 나가는 이들에게 자연과 일은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이자 작품의 소재다.


강화군 서도면에 있는 작은 섬 아차도에는 ‘공간섬알’이라는 예술공동체가 있다. 60~90대 여성으로 구성된 공간섬알 작가들이 홍유경 시각예술작가와 함께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에는 김순환(78), 김정희(89), 김혜경(67), 송동순(70), 송복자(75), 여정숙(69), 이승희(68), 이정숙(86), 정연옥(90). 조영분(83) 작가가 참여했다. 


공간섬알과 홍 작가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 작가가 2012년부터 2년 동안 공공예술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주민들과 인연을 맺고 친해졌다.

 

항상 넓은 바다와 땅을 보며 살아가는 주민들의 감각이 예리하다고 느꼈다. 자녀들의 옷을 다 만들어서 입힐 정도로 손재주가 좋은 주민도 있었다.

 

홍 작가는 주도적으로 이 감각을 표현할 수 있기를 바랐다. 2018년 인천문화재단 지원을 받아 함께 예술 활동을 시작했다.

 

 


공간섬알의 작가들은 결혼을 계기로 이 섬에 처음 발을 들인 사람들이 많다. 낮에는 생계를 위해 자연 속에서 일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가사 노동을 책임졌다.

 

그래서 자연과 일은 이들에게 가장 가깝고 익숙한 소재다. 

 

여정숙 작가는 “처음에는 뭘 그려야 할지 막막했지만 잠깐 생각하고 둘러보면 자연이 보였다. 아차도는 주변이 다 자연이라 여기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며 “그림을 그리면 마음이 편해지고 내 마음의 정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년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인생을 표현하는 등 그림을 통해 내면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


송동순 작가는 “나비와 병아리, 공기 놀이를 하는 손은 유년 시절을, 산은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힘들었던 시절을 뜻한다”며 “생계를 위해 소라를 잡고 조개와 굴을 캤다. 바다는 이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림 액자와 피아노는 노년에 들어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이다”며 “그림이 잘 안 그려질 때는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즐겁다. 이제 취미 생활을 즐기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섬 안에 있던 그림들이 밖으로 나왔다. 공간섬알은 이제 그림을 넘어 이들의 삶과 일상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고민할 계획이다.

 

홍 작가는 “몇 년 동안 생각해 왔던 전시가 드디어 현실이 됐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혼자 울컥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아직 뚜렷한 계획은 없지만 주민들이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예술 활동을 고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차도 예술공동체 공간섬알 기획전 ‘너는 이쁘다’는 오는 27일까지 부평아트센터 갤러리꽃누리에서 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샛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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