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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장애인 안전 위한 건데, 정말 불필요한 예산입니까?”

수원시의회 주민참여예산 87% 대폭 삭감
장애인 점자블록, 초등학교 안전울타리 등
다수당 국힘 의원들 주도 삭감 예산안 통과

 

“초등학교 주변 안전 울타리 설치, 경사로 미끄럼 방지 포장, 장애인 점자 블록 정비 예산이 정말 불필요하다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각자 소속된 정당을 떠나 시민을 위하는 점은 같습니다. 의원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믿습니다.”

 

윤경선 수원시의원(진보당, 평동·금곡동·호매실동)은 20일 수원특례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이 발언을 하고는 끝내 눈물을 훔쳤다. 그는 동료 의원들에게 ‘현명한 판단’을 부탁했지만, 결과는 그의 기대대로 되지 않았다.

 

수원시의회는 이날 제372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예산특별위원회(위원장 이찬용)에서 심사한 ‘2023년도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을 가결했다.

 

전날 예결산특별위가 내년도 주민참여예산 48억 3162만 원 중 41억 9758만 원(약 87%)을 삭감해 논란이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예산안이 그대로 통과됐다.

 

삭감된 예산은 대부분 시민 안전, 주민 생활과 직결된 것들이었다. 장애인 점자블록, 세류초·서평초 안전 울타리, 보행자 안전 시설물, 능실초 통학로 정비 등이다.

 

삭감을 주도한 것은 다수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었다. 수원시의회는 전체 37석 중 국민의힘이 20석, 더불어민주당이 16석, 진보당이 1석을 차지하고 있다. 재적인원 36명 중 찬성 20명, 반대 16명으로 가결됐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진보당 의원들이 예산안 수정안 발의하고, 반대토론 등에 나서며 주민참여예산 삭감에 반발했지만 숫자 싸움에서 역부족이었다. 수정안은 찬성 16명, 반대 19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수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희승 의원(민주, 영통2동·영통3동·망포1동·망포2동)은 “사회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어린이, 어르신, 장애인 등의 안전에 직결되는 예산인 만큼, 예결위 심사 결과로만 전액 삭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윤경선 시의원은 “주민참여예산으로 편성됐다는 이유만으로 삭감됐다”고 삭감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지방재정법 제39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과정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 지방재정 활동의 민주성·책임성·투명성을 확보하는 제도다. 주민총회 등을 거쳐 성립된 것으로 대부분 주민 생활과 밀접한 사업들이다.

 

이찬용 수원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국민의힘, 권선2동·곡선동)은 “주민참여예산의 삭감 이유는 주민의 뜻을 묵살하거나 무시하기 위함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권익과 복지가 돌아가기 위함”이라며 “집행부에서 행정편의적으로 쓰이던 것을 주민이 진짜 필요한 곳에 쓰게 하기 위한 조치”라는 반론을 제기했다.

 

한편 수원특례시의회는 이날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해 조례안·동의안 등 38건의 안건을 처리하며 올해 마지막 회기를 마무리했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이설아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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