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을 대표하는 현대 화가 이해균 작가의 초대전 ‘산목(山木)’이 내달 1일부터 28일까지 강원도 진부문화예술창작스튜디오에서 열린다.
한동안 산에 관심을 뒀던 이해균은 이번 전시에서 그 산과 들판에 남겨진 ‘나무’들에 주목한다.
작품 속 나무들의 모습은 산기슭과 들판에 고즈넉하게 혹은 쓸쓸하게 서 있다. 그리고 처연히 늘어진 형태로 외로움을 더한다. 나뭇잎을 모두 떨군 나무들은 오랜 역사의 상처를 간직한 채 비바람을 버텨온 느티나무, 향나무, 미루나무 등이다.
하지만 나무들은 앙상할지언정 나약해보이지 않는다. 나뭇가지들은 마치 빽빽히 자라난 털처럼 섬세한 산세의 주름 굴곡을 덮고 있다.
이해균은 작가의 말을 통해 “나의 나무는 이파리하나 찾아볼수 없다. 그러해도 굳건한 근육질이거나 날카로운 회초리 같은 힘은 어떤 어려움도 견뎌내는 인내의 오라를 견인하고 있다. 힘든 시절을 거쳐온 나의 삶과 궤적들을 생략한 줄거리 같다”고 설명했다.
그의 삶을 담은 작품들은 나무처럼 말없이, 묵묵히 살아온 소시민들의 삶을 닮아 있기도 하다.
김종근 미술평론가는 이번 출품작에 대해 “마치 인간의 생애처럼, 때로는 아프고 할퀴고 간 바람이 휘감긴 풍상을 우리는 가슴 시리도록 나무에게서 발견한다”며 “모든 옹이와 많은 세월을 버티고 서 있는 쓸쓸한 나무인가 하면, 모든 나뭇잎을 다 내려놓고 만고풍상을 품고 사는 엄동설한의 나무들”이라고 평했다.
이번 전시는 평창문화도시재단(이사장 김도영)이 주최하고 진부문화예술창작스튜디오가 주관하며 평창군이 후원한다. 현재 같은 장소에서 수원·화성·평창 작가 미술 교류 초대전 ‘평창가는 길’ 전시가 진행 중이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