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은 지 30년이 넘은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하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조속한 재정비를 선언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법률상 재정비 권한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있고, 도지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1기 신도시 대부분이 경기도에 몰려있는 점을 감안하면 도지사에게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재정비 권한 대부분은 국토교통부에…경기지사는 ‘패싱’
② 민주당, 국토부 장관 ‘패싱’ 가능한 특별법 당론 채택
<계속>
국토교통부 장관이 가진 1기 신도시 재정비 권한을 경기도지사에게도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권한 이양을 위한 법 개정이 추진 중이라 관심이 집중된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경기지사에게 도시정비 권한을 이양하는 내용을 담은 법률 제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이 자당 소속인 김동연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31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병욱 의원(성남 분당을)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노후 신도시재생 및 공간구조 개선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해당 법률은 현재 국토부장관이 가진 안전진단 기준 설정과 신도시 재정비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이양하는 것이 골자다.
법이 제정될 경우 1기 신도시 재정비 권한은 국토부장관에서 경기지사로 넘어간다.
앞서 지난해 8월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신도시 지자체 단체장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재정비 권한이 없는 김동연 경기지사는 부르지 않았다. 법을 근거로 패싱한 셈이다.
김 의원은 “각 지자체가 지역 특성을 고려한 재건축 추진에 있어 많은 제약이 있다”면서 “민주당 부동산TF는 부동산 법제도 개선안 15가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첫 번째로 도시정비법 개정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며 “특별법이 통과되면 국토부장관을 거치지 않고 경기지사가 신도시 재정비안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도움으로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과 곧바로 신도시 재정비에 착수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특별법 제정으로 경기지사에게 권한이 넘어올 경우 1기 신도시 재정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도 관계자는 “이번 법안은 경기지사에게 권한이 없다는 국토부장관의 지적을 해소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민주당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특별법 제정을 통해 김 지사가 강조하던 ‘원도심 재정비’ 추진도 가능할지 관심이다. 김 지사는 1기 신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원도심 재정비도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도는 지난 19일 특별법 적용 대상을 330만㎡에서 100만㎡로 확대하는 내용의 ‘노후 택지 재정비 특별법 경기도(안)’과 ‘1기 신도시 재정비 개발방향 종합구상(안)’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1기 신도시뿐 아니라 노후 택지까지 포함하고 원도심 재정비 권한도 경기도로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특별법에는 실시계획 절차 생략, 용적률 등 각종 규제 완화‧지원 대책, 통합심의 등 절차 간소화, 사업추진 지원 등의 내용도 담겨있다.
[ 경기신문 = 김기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