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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기 신도시 재정비 ‘지지부진’…권한 없는 경기도지사

정부·경기도 각자도생…정치적 갈등으로 속도 더뎌
현행 법률상 신도시 재정비 권한 대부분은 정부에
권한 없는 경기도…“말 안 돼, 법적 규정해야” 지적

 

정부가 지은 지 30년이 넘은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하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조속한 재정비를 선언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법률상 재정비 권한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있고, 도지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1기 신도시 대부분이 경기도에 몰려있는 점을 감안하면 도지사에게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재정비 권한 대부분 국토교통부에…경기지사는 ‘패싱’

<계속>

 

새 정부 들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1기 신도시 재정비. 정부가 나서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추진, 내년까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고 했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경기도민들의 반응은 더욱 차갑다. 고양 일산, 군포 산본, 부천 중동, 성남 분당, 안양 평촌 등 1기 신도시 전부가 경기도에 몰려있는데 정부의 대응이 너무 늦다는 것이다.

 

때문에 조속한 1기 신도기 재정비를 위해서는 경기도지사에게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률상 1기 신도시 재정비 권한 대부분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있다.

 

지난해 8월 정부는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2024년까지 수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다각적 검토와 원활한 추진을 위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1기 신도시 주민들은 ‘총선용 시간 끌기’라며 반발했고, 정부를 향한 비판 수위도 고조됐다. 급기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나서 “1기 신도시 재정비가 지체되는 일이 없도록 장관직을 걸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의 진화에도 비판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급기야 정치권으로 번졌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사실상 공약 후퇴’라며 비판했다.

 

이에 원 장관은 “1기 신도시 재정비와 관련해 경기지사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며 “정치 그렇게 하지 말라”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는 도시정비 기본계획 수립, 지구지정, 안전진단, 조합설립·사업계획 인가, 준공 처리 등 신도시 재정비와 관련한 모든 권한은 지자체장에게 있다.

 

다만 지자체장이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관계 행정기관인 국토교통부와 협의가 필수다. 사실상 정부가 재정비 권한을 대부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원 장관은 같은 달에 진행된 신도시 지자체단체장들과 간담회에서 김 지사를 제외했다. 도지사는 법률상 재정비 권한이 없는 만큼 간담회에 참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1기 신도시 재정비는 이렇다 할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1기 신도시 재정비 권한을 경기지사에게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국토부 장관이 전국을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도에 맞는 계획을 수립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경기도 특성을 잘 아는 경기지사가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정부가 속도에 치중하다 지역 현안과 실정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재정비를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경기도 국정감사에도 이 같은 내용이 문제로 지적됐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기 신도시 30만호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기도민의 주거환경 15년 이상을 좌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경기지사에게 아무 권한이 없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경기도의 권한과 책임이 법적으로 명확히 규정돼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경기신문 = 김기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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