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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병치레는 흔한 일"...넘어지고 상처나도 말 못하는 환경미화원

하루 30t 쓰레기 나르는 고역...잔병치레는 '흔한 일'
청소미화원, 1년 계약직 신분..."재계약 안 해줄까 연차도 맘대로 못써"
노동계 "지자체, 청소용역업체 대한 관리·감독 더욱 강화해야"

 

"13년 동안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근무환경은 열악하고, 노동강도는 생각보다 엄청나요."

 

군포시 청소용역업체 소속 환경미화원 김 모 씨의 하루는 출근 2시간 전인 새벽 4시부터 시작된다. 사무실까지 걸어서 채 20분도 안 되지만 허리와 손목 등 몸이 성한 구석이 없어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아침 6시, 김 씨는 담당 구역인 군포역 인근 주택가에서 일과를 시작한다. 5t 수거 차량 운전기사를 포함해 3명이 같이 한다. 쓰레기 수거와 운반 등은 김 씨와 동료 2명의 몫이다.

 

김 씨는 13년 차 베테랑이지만 "하루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봉투를 나르는지 짐작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쓰레기가 많은 날엔 수거 차량이 6번가량 쓰레기를 비운다. 하루 약 30t의 쓰레기를 나르는 셈이다. 30t을 두 명이 날라봐라, 힘들어 죽겠는데 봉투가 몇 개인지 기억이나 하겠냐"고 말했다.

 

 

아침 9시, 작업 3시간째.

 

비로소 김 씨는 동료들과 담배를 한대 피우며 첫 휴식 시간을 갖는다. 마땅히 휴식공간도 없어 보도 한쪽에서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나마 오늘은 비가 안 와서 다행이다"고 말할 정도다. 휴식을 마친 김 씨는 쓰던 시커먼 장갑을 벗어던지고,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목장갑을 꺼내 다시 작업을 시작한다.

 

김 씨는 청소용역업체와 1년 마다 계약하는 계약직 신분이다. 청소업체가 지자체와 1년 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산재 처리나 안전장비 요구는 회사에 말 도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김 씨는 지난해 작업 중에 현수막 줄에 목이 걸려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손목과 어깨가 골절되는 전치 5주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담당 공무원의 도움으로  회사에서 산재 처리를 받을 수 있었다. 

 

 

안전장비는 안전모와 마스크 지급을 받는 것이 전부다.

 

김 씨는 "1년 계약직 신분이다 보니 회사에 밉보일까 요구하지도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주 6일 근무하는 김 씨는 토요일 하루 쉬고 있다. 1년 중 특별히 쉴 수 있는 날은 새해 첫 날과 설날, 추석 등 5일에 불과하다.

 

그는 "연차를 쓰려고 하면 회사에서 휴가 기간 동안 대체인력을 뽑아야 한다며 미루는 일이 많다"며 "대체인력도 일당이 낮은 아르바이생을 뽑아서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토로했다.

 

노동계는 지자체가 청소용역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허진 민주연합노조 군포지부장은 "청소미화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놓이지 않도록 지자체가 청소업체에 대한 관리 인력을 늘리고, 현장 점검을 보다 철저하게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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