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비서관(별정 4급)이 사건 해결 청탁과 함께 1억원이상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가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 비서관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지난 2일 대법원에 사표를 내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지검 형사 3부(부장검사 차동언)는 대법관 비서관에게 사건 해결 청탁과 함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김모(39.건설업)씨와 안모(44)씨 등 2명을 최근 구속기소했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달아난 박모(38)씨와 지난해 11월 조세포탈혐의로 복역 중인 강모(39.사업)씨를 찾아가 대법관 비서관에게 부탁해 상고심에서 집행유예를 받도록 해 주겠다고 제의, 강씨 동료 등으로부터 6억여원을 받았다.
김씨 등은 이어 안씨로부터 같은해 12월 서울 강남구 서초동 모 카페에서 A비서관을 소개받은 뒤 강씨 사건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이후 김씨 등으로 부터 건네받은 현금 1억원을 라면상자에 담아 서초동 한 유료주차장에서 A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A비서관 처남에게 빌려줄 1억원을 박씨로 부터 건네받아 A 비서관에게 전달했으며 이 돈은 20일 뒤 변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비서관이 현금 이외 김씨 등으로부터 시가 500만원 상당의 산삼과 수차례에 걸쳐 유흥업소 등지에서 수백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씨는 검찰에서 "A비서관의 처남을 위해 1억원을 대신 빌려다 준 적은 있지만 사건해결 명목으로 A비서관에게 1억원을 전달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 일부를 부인했다.
검찰은 A비서관이 현금 1억원 외 추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관련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A비서관의 금융계좌 내용을 분석중이다.
한편 박씨 등 2명은 강씨가 지난 9월말 상고심에서 실형이 확정되자 베트남 등지로 도주했으며 A비서관은 법원에 사표를 제출하고 잠적했다.
검찰은 이 사건의 주범격인 박씨가 검거되면 A비서관의 추가 금품수수 및 사건개입 여부 등이 밝혀질 것으로 보고 이들을 전국에 수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