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는 안양 KGC인삼공사의 시즌이었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선두를 유지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데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에 올라 ‘통합 우승’을 이룬 안양 KGC인삼공사가 진정한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인삼공사는 우승-준우승-우승을 기록하며 최강의 팀으로 우뚝 섰다.
리그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삼공사의 우승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팀을 2년 연속 결승에 올려놓은 김승기 감독과 ‘주포’ 전성현이 나란히 ‘신생팀’ 고양 캐롯(현 고양 데이원)으로 이적하며 전력이약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사령탑 김상식 감독의 부드러운 리더십과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최고참 양희종,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오세근 등이 선수단의 중심을 잡으며 정규리그와 동아시아 슈퍼리그,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평정했다.
게다가 이번 시즌부터 아시아쿼터가 필리핀 선수로 확대되면서 인삼공사에 합류한 ‘필리핀 특급’ 렌즈 아반도가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맹활약했다.
오마리 스펄맨의 부진과 함께 연패에 늪에 빠졌었던 인삼공사는 아반도가 없었다면 ‘와이어 투 와이어’를 달성하지 못할 뻔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서울 SK를 꺾고 정상을 차지할 힘도 없었을 것이다.
아반도는 챔피언결정전 7경기에서 평균 10.1점을 올렸다. 특히 2, 3차전에서는 특유의 탄력을 살려 18점과 14점을 올렸고 중요한 승부처에서 블로킹으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냈다.
SK 또한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최준용의 부상 공백에도 정규리그 3위, 동아시아 슈퍼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등으로 분투했다.
인삼공사와 SK의 ‘양강 구도’가 더욱 굳어진 시즌이었지만 임삼공사 오세근과 문성곤, SK 최준용과 최성원 등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타 팀에서도 대형 선수들이 FA로 나오는 만큼 다음 시즌에도 이 두 팀이 2강 체제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고양 데이원은 이번 시즌 논란과 돌풍의 주인공이었다.
오리온 농구단을 인수한 데이원은 캐롯손해보험을 네이밍 스폰서로 유치했으나 KBL 가입금 납부 및 선수단 급여 지급이 밀리는 등 불안한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새로 지휘봉을 잡은 김승기 감독과 FA로 영입한 전성현의 활약, 2년 차 가드 이정현의 성장 등이 어우러지며 4강까지 진출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다만 한 시즌 만에 다시 새 주인을 찾고 있어 다음 시즌 어떤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서게 될 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한편 리그 개막 전 ‘우승후보’로 꼽혔던 수원 kt는 정규리그를 8위로 마감하면서 플레이오프진출에 실패했다.
kt는 ‘에이스’ 허훈이 군 복무를 위해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고 외국인 선수 2명도 모두 교체했다.
그러나 랜드리 은노코와 이제이 아노시케가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리그 초반 힘든 시간을 보냈다.
시즌 중 재로드 존스와 레스터 프로스퍼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kt는 이후 순위 반등에 실패하며 정규리그 8위에 그쳤다.
이에 kt는 시즌 종료 후 발 빠르게 송영진 수석코치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송 감독은 kt 선수들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팀을 단기간에 정상권으로 올려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의 간판 포워드 양홍석은 SK 최준용, 인삼공사 문성곤과 함께 시장에 나오는 ‘대어’ 중 하나다. 양홍석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53경기에 출전, 매 경기 12.6점에 더해 6개에 가까운 리바운드(5.9개)를 잡아냈다.
챔피언결정전까지 마친 프로농구는 곧바로 FA 시장이 문을 여는 등 ‘에어컨 리그’에 들어간다.
FA 선수 영입과 기존 선수들의 트레이드, 외국인 선수 라인업 구성, 2022~2023 시즌부터 기존의 일본에 이어 필리핀으로 범위가 확대되며 변수가 된 아시아 쿼터 제도 활용 등 다양한 화젯거리가 2023~2024시즌 개막 전까지 농구 팬들을 찾아간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