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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수천억 원 투입된 '삼가2지구 뉴스테이'…HUG "손해없다" 수수방관

용인시, 대체진입로 추진…2025년 상반기 완공
HUG "민간사업자가 손해 우선적으로 부담"
업계 "서민 괴로움 외면...혈세 녹아내리는 꼴"

 

정부가 수천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건설한 '용인 삼가2지구 뉴스테이'가 '진입도로 없는 아파트' 논란이 된 지 2년여 만에 대체진입로를 개설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의 최대 주주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문제 해결에 있어 안일한 태도를 보여 왔다는 비판은 피해 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용인 삼가2지구 뉴스테이'는 HUG의 주택도시기금과 민간 자본을 투입해 건설하는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로, 8년 임대 후 분양하는 조건이다. 지난 2021년 2월 완공됐으나, 진·출입로가 개설되지 않아 사용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 사실상 2년이 넘도록 '빈집'으로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당초 진출입로는 역삼구역도시개발사업 부지를 통과하기로 계획됐으나 조합 내부 갈등으로 인해 도시개발사업이 지연되면서 공사가 미뤄졌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의 '유령 아파트' 문제가 계속되자 용인시가 지난 4월 시정조정위원회를 열고 진출입로를 단지 동쪽의 역북2근린공원에 개설하기로 결정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공원 부지쪽에 도로를 내기로 결정했다. 2025년 상반기쯤에는 도로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업에는 서민의 내 집 마련 지원을 위해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총사업비 7000억 원 중 74%인 5200억 원은 HUG 등 출자와 주택도시기금 대출, 주택사업금융보증(PF) 등으로 조달한 공적자금이다. 시행사인 동남현대카이트 부동산투자회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HUG 등 공공부문이 지분 60%를 소유하고 있다. 

 

공사가 계획했던 것보다 길어지면서 금융 이자와 건물 관리 비용 등 적지 않은 돈이 추가로 투입될 전망이다. 현재 사업 자금을 조달했던 시행사 측은 진입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입주 절차를 밟을 수 없어 임대료도 못 받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HUG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시민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HUG는 이번 사업의 최대 주주임에도 용인시가 나서기 전까지 사실상 문제를 방관해 왔다"며 "권형택 전임 사장이 지난 10월 사퇴한 이후 8개월간 오랜 경영 공백을 겪었던 만큼, 누구 하나 나서서 책임지려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HUG 측은 사업을 계획했던 당시보다 시세가 많이 오르면서 매각 예상액이 비용 증가분을 상회할 것으로 보여 손실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만약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더라도 함께 출자한 민간사업자가 손해를 우선적으로 부담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HUG 관계자는 "사업을 시행한 리츠는 보통주와 우선주로 나뉘는데 민간사업자가 보통주를, 기금이 우선주를 받았다"며 "일단은 보통주에서 손해를 다 안고 있어 현재로서는 손해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 사업은 HUG 말대로 준공이 나지 않은 상태로 2년이 지나도 시세가 오르는 아주 좋은 입지의 사업이었다"라면서 "주거복지 증진을 지원한다는 공기업이 서민의 괴로움은 외면한 채 수수방관만 하니 입주 못 한 서민들은 고생하고 혈세는 혈세대로 녹아내리는 꼴 아니냐"며 공기업의 무책임한 행태를 꼬집었다.


한편, 정상적이라면 2년 전에 입주를 했어야 할 서민들은  '삼가동 힐스테이트 입주를 바라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결성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입주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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