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이 정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해 Korea Journal 여름 특집호 주제로 '남북한 국경 너머 DMZ(DMZ Beyond Inter-Korean Borderlands)'로 하고 DMZ 관련 최신 연구 4편을 수록해 발간했다.
현 정부는 지난 해 8월 북한에 북한 비핵화 로드맵으로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바 있으며, ‘신(新)통일미래구상’을 추진하는 등 남북 정세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과거 남북 간 직접적인 충돌 방지를 위해 조성한 903㎢ 완충지대, DMZ가 갖는 성격은 다변화하고 있으며 그 의미를 새롭게 고찰하고자 연구원에서 이번 특집호를 마련한 것이다.
특집호에는 해방 직후 이북 강원도의 경계 재편 사례를 통해 북한 초기 접경 지역의 성격을 규명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1946년 9월, 함경남도 원산시를 북 강원도에 편입하고 강원도청을 철원에서 원산으로 이전한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의 결정을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강원도 북부는 다른 도에 속해 있던 지역까지 일부 통합하며 새로운 국가 재건을 상징하고 내부 단결을 강화하는 효과를 얻었지만 반 체제세력, 밀수업자, 병역 기피자 등이 모이는 공간이 되기도 했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또한 1953년부터 현재까지 DMZ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과정을 통해 파주 DMZ 유산경관이 평화와 화해에 기여하는 바를 고찰했다.
이를 위해 저자는 파주 DMZ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과정을 ▲정치극의 구축 ▲안보 투어 ▲안보와 평화 투어 ▲안보·평화·생태·문화 투어의 네 단계로 나눴다. 이후 파주 DMZ를 구성하는 기념물, 박물관, 예술 작품 등의 의미를 분류 및 정리하고 한국의 정치·문화적 비전이 DMZ 공간에서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됐는지를 분석했다.
이어 강원도 철원군에 위치한 철원 노동당사가 갖고 있는 다층적 의미를 소개했다.
철원 노동당사는 1946년 북한의 조선로동당이 세웠던 건물이었으나 한국전쟁 이후 철원군 일부 지역이 수복되면서 남한 측에 소속됐다. 휴전 후 노동당사는 반공·안보 등 남한 사회의 정체성 확립에 수십 년간 활용됐다. 이번 논문에서는 그간의 노동당사 의미를 분석하고, 집단 및 개인의 기억의 장소로서의 의미를 담았다.
마지막으로 DMZ를 생태협력 시각에서 살펴본 연구로, DMZ를 서식지로 삼은 철새 관련 내용을 담았다. 기후변화 및 복합적인 환경문제로 개체수 감소를 겪고 있는 철새의 보호 및 보전을 위해 국제적, 국가적 그리고 지역적 차원의 협력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철새와 그 서식지에 대한 생태협력이 남북간 갈등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화해정착에 기여할 수 있는지, 혹은 어떤 협력이 가능한지를 고찰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동독과 서독의 통일을 경험한 독일 한스자이델재단의 연구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Korea Journal은 1961년 9월 창간된 한국학 분야 국내 최초의 영문 학술지로, 인문학 분야 최고 권위의 A&HCI(Arts and Humanities Citation Index)에 등재되어 있다. 이번 호의 전문은 한국학중앙연구원 누리집에서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 경기신문 = 김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