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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년 백수’ 126만 돌파…실업 대책 재설계 필요

첫 취업 10.4개월·대졸 백수만 53.8%, 상황 ‘심각’

  • 등록 2023.08.29 06:00:00
  • 13면

학교 졸업 이후에도 취업이 되지 않은 ‘청년 백수’ 인원이 126만 명을 돌파했다. 졸업한 지 몇 년이 지나도록 일자리를 얻지 못해 놀고 있는 고급인력이 수두룩하고 상당수는 불안정한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는 형편이다. 아예 구직을 단념하고 방황하는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국가의 실업 대책, 일자리정책은 전면 재설계돼야 한다. 높디높은 고용절벽 앞에서 길을 잃고 낙심에 빠진 청년들이 득실대는 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나.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15∼29세 청년층 인구 841만 6000명 가운데 재학·휴학생을 제외한 최종학교 졸업자(수료·중퇴 포함)는 452만 1000명이고, 이 중 126만 1000명이 미취업 상태였다.


구체적으로 ‘청년 백수’는 4년제(45만 1000명) 및 3년제 이하(21만 5000명) 대학 졸업자가 66만 6000명, 대학원 졸업 이상자가 1만 2000명으로 대졸 이상자가 전체의 53.8%를 차지했다. 고졸(52만 4000명), 중졸(4만 8000명), 초졸 이하(1만 명) 등 고졸 이하의 비중은 46.2%였다. 이들은 직업훈련을 받거나(4.7%) 취업 준비를 위해 학원·도서관 등에 다닌다(36.2%)고 응답했는데, 집 등에서 그냥 시간을 보낸다(25.4%)는 응답자도 4명 중 1명꼴로 나왔다.


청년들의 평균 첫 취업 소요 기간은 10.4개월이었고, 4년제 대졸자의 평균 졸업 소요 기간은 5년 1.4개월이었다. 3년 이상 걸린 경우도 32만 4000명(8.4%)에 달했다. 첫 취업에 2년 이상 걸린 청년까지 범위를 넓히면 59만 1000명(15.3%)이었다.


5월 청년 취업자 400만5000명 가운데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전체의 26%인 104만3000명에 달한다는 점은 또 다른 문제점이다. 졸업 이후 취업이라고 하긴 했어도 단기 아르바이트 수준에서 오래도록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들이 숱하다는 얘기다. 고금리·고물가 속에 안정적인 직업과 소득을 얻지 못하다 보니 빚의 늪에 빠져드는 청년들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급박한 데도 우리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 기피 현상은 여전하다. 중소기업에 취직하느니 차라리 그냥 쉬겠다는 게 청년들의 심리다. 급여, 근로조건, 퇴직 이후의 보상에 이르기까지 열악하기 짝이 없는 중소기업의 취업 조건 때문이다. 다음 달부터 국내 주요 대기업의 하반기 채용 시즌이 시작되지만, 대부분 소규모 채용계획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다. 올해도 변함없이 대기업 정규직 모집 경쟁은 미어터지고, 중소기업은 여전히 구인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는 물론, 여야 정치권이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 재설계에 모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청년 백수’들이 폭증하는 빚을 감당하기는커녕 당장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런 지극한 궁핍 속이라면 정신건강 유지 자체가 어렵다. 정상적인 사고체계가 무너질 수도 있고, 여차하면 사회불안 요인으로 등장할 개연성도 있다. 위정자들은 지금처럼 이념 갈라치기와 극심한 흑백 정쟁 놀이에 전념할 때가 아니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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