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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성적표 받은 4대 금융 ①] KB·하나 '역대급', 신한·우리 '역성장'…회장도 '구관이 명관'

KB금융-하나금융, 역대급 실적
신한 진옥동, 우리 임종룡 '역성장'
신임 회장들 첫 성적표 기대 이하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금융지주 회장도 '구관이 명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임 회장들이 건재한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선전과 신임 회장들이 지휘봉을 잡은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뚜렷한 하향세가 대비되면서다. 

 

이에 올해 초 회장에 취임하며 큰 기대를 모았던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은행 회장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반면 용퇴를 선언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유종의 미를 거뒀으며,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무난한 임기 2년차를 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4대 금융그룹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13조 6409억 원에 달한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누적 순이익이 각각 8.2%, 4.2%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반면 신한금융(-11.3%)과 우리금융(-8.4%)은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 KB 윤종규, 리딩금융 지키며 '유종의 미'…하나 함영주, 비이자이익 급증하며 '선방'

 

KB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1조 3737억 원)과 누적순이익(4조 3704억 원)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리딩금융'을 수성했다. KB금융은 윤종규 회장의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들어 단 한 차례도 '리딩금융' 타이틀을 내어주지 않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리딩금융 탈환'을 가장 보람된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이러한 호실적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한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고른 성장 덕분이다. KB금융의 3분기까지 누적 순이자이익(8조 8472억 원)과 비이자이익(8783억 원)은 1년 새 각각  5.3%, 36.2% 증가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5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하나금융도 올해 3분기 역대급 누적 순이익(2조 9779억 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3분기 당기순이익(9570억 원)이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했음에도 그간의 실적 성장에 힘입어 누적 순이익은 최고치를 경신했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리금융과 '3위'를 두고 다퉜었는데, 올해 들어 꾸준히 선방하며 경쟁자 없는 3위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비이자이익 부문의 급격한 성장이 눈길을 끌었다. 하나금융의 3분기까지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5.5% 급증한 1조 6964억 원으로 하나금융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하나금융 측은 "유가증권 매매익 실현, 신탁·퇴직연금 등 축적형 수수료 개선 등이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 신한 진옥동, 늘어난 비용에 발목…우리 임종룡, 4대 금융 수성도 위태 

 

반면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1조 1921억 원)과 누적순이익(3조 8183억 원)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6%, 11.3%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견조한 흐름에도 보수적 충당금 적립 기조와 은행의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743억 원), 젠투파트너스·라임펀드 고객과의 사적화해 비용(1200억 원) 등 증가한 일회성 비용이 악영향을 미쳤다. 신한투자증권의 사옥 매각에 따른 이익(3220억 원)이 소멸한 영향도 있었다.

 

무엇보다 뼈아픈 부분은 대부분 계열사의 실적이 KB금융에 밀렸다는 점이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경우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약 450억 원 앞질렀으며 증권 부문에서의 실적 격차도 1300억 원가량 벌어졌다. 다만 카드 부문에서는 신한카드가 KB국민카드를 앞질렀다.

 

임종룡 회장 취임 첫해를 지내고 있는 우리금융 또한 3분기 2조 4383억 원의 누적순이익을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또한 전년 동기 대비 0.04% 감소한 8994억 원을 기록했다. 손태승 전 회장이 이끌던 지난해 급속도로 성장하며 하나금융을 위협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3조 클럽' 입성에 실패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빈약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우리금융은 5위인 NH농협금융의 추격으로 '4대 금융' 자리까지 위태로워졌다. NH농협금융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 450억 원으로 우리금융보다 3933억 원 적다. NH농협금융이 농업 부문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3분기까지 3695억 원의 농업지원사업비(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 사의 실적 차이는 거의 없는 셈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남은 4분기 리딩뱅크를 둘러싼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쟁 및 우리금융과 농협금융 사이의 4위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3분기 실적 격차는 1816억 원으로, 이 정도의 격차는 일회성 요인 등에 의해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며 "이번 신한금융의 경우 희망퇴직과 증권의 투자상품 관련 충당부채 비용만 합쳐도 1943억 원"이라고 짚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NH농협금융이 무서운 속도로 우리금융을 따라잡고 있다"며 "비이자이익의 중요성이 점점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의 타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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