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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성적표 받은 4대 금융 ②] 기업대출로 실적 방어한 은행들, 미래 리스크는 외면

4대 은행, 3분기 누적 순익 10.5조 원 기록
기업대출 증가 영향…불경기 리스크 확대
순이자마진 하락에 尹 '종 노릇' 발언까지
"비우호적 환경으로 '이자 수익' 한계" 평가

4대 금융그룹 산하 은행들은 올해 3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고, 우리은행만 소폭 뒷걸음질 쳤다. 전체적으로는 전년 동기, 전분기 대비 발전한 모양새다. 

 

경기 부진이 지속되며 조달금리가 상승하고, 가계 부채가 폭등해 연체율 상승이 전망되는 상황에서도 은행들이 탄탄한 실적을 시현한 것은 기업금융을 강화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한계에 몰린 가계대출 대신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대상 영업에 힘을 쏟으면서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미래 담보를 당겨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담보가 확실해 리스크가 적다. 반면 기업대출은 불황이 장기간 지속될수록 중소·중견 기업의 파산 위험이 높아지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은행들이 당장의 성과를 위해 미래에 리스크를 떠넘겼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을 뜯어보면, 주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은 줄어드는 추세다. 제2금융권이나 카드업계에서는 연체율 상승이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은행들은 신성장동력을 기업대출에서 찾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확실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 정부 압박에 기업대출로 눈 돌린 은행들…오르는 연체율에 리스크 확대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4대 은행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10조 510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은 전년 대비 12% 성장한 2조 855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각각 23.3%, 0.3% 늘어난 2조 7664억 원, 2조 5991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우리은행(2조 2898억 원)만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3.5% 감소했다.

 

이처럼 양호한 실적은 은행들이 정부 압박으로 인해 가계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면서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려 온 결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의 경우 작년 말보다 가계대출은 1.2% 줄었지만, 기업대출은 6% 늘었다. 신한은행도 가계대출은 2.5% 감소한 반면 기업대출은 5.5% 증가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가계대출이 1.9%, 0.7% 줄었으나 기업대출은 11.5%, 6.5% 늘었다.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미래를 담보로 삼아 실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이러한 영업 행태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고금리 기조와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기업대출 건전성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담보성 상품인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기업이 부도처리됐을 경우 은행이 대출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실제로 기업대출 연체율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4대 은행 중 기업대출을 가장 많이 늘린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23%에서 3분기 말 0.32%로 0.09%p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기업 연체율이 0.32%를 기록 중이며, 신한은행 0.31%, KB국민은행 0.23%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기업에 이어 중소기업으로도 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당장은 외형성장으로 수익성이 강화되겠지만 그만큼 부실자산도 쌓이는 것"이라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한 이후엔 실적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 순이자마진 하락세…정치권 '이자장사' 비판에 이자수익 한계 봉착

 

아울러 순이자마진(NIM) 하락세와 정부의 부담 강화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돼 은행권의 이자마진을 통한 수익 창출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4분기부터는 은행권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4대 은행의 3분기 평균 NIM은 지난 2분기(1.67%)보다 0.02%p 내린 1.65%로 집계됐다. 하나은행(1.57%)과 우리은행(1.55%)은 전분기 대비 0.04%p씩, 국민은행(1.84%)과 신한은행(1.63%)은 0.01%p씩 내렸다. 대출금리가 올랐지만, 정기예금 이자 등 자금 조달에 드는 비용도 그만큼 불어난 영향이다. 

 

또한 정부와 정치권에서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대출자산을 더이상 확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0일 국무회의에서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께서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말했다.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은행에 '횡재세(초과이윤세)'를 부과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3분기까지는 기업대출 덕에 대체적으로 실적 선방을 이뤄냈지만 차주 특성상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기업대출에 지속적으로 공격적인 태도로 나올 지는 미지수"라며 "정부의 압박과 조달금리 상승 등 비우호적인 환경으로 인해 은행권의 성장세는 점점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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