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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진의 소통풍경탐구] 정치는 ‘공부’해야

 

정치는 아무나 하나

내년은 22대 국회를 새로 구성하는 선거의 해다. 여의도 입성을 꿈꾸는 이들의 한판 승부가 곧 펼쳐진다. 여기 저기서 자신의 정치 비전을 담은 출판기념회를 많이 열고 있다. 많은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각 지역구의 출마 예상 후보들에 대한 언론 보도도 무성하다. 그런데 정치를 꿈꾸는 수많은 예비 정치인들은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 무작정 정치에 뛰어든다고 다 되는 것일까. 정치는 아무나 막 해도 되는 것일까. 정치에 전혀 경험이 없는 정치 초보 아니 왕초보들의 등장은 우리 사회를 얼마나 잘 이끌 수 있을 것인가. 요즘 한국 정치 현실에서 보는 풍경이다.

 

위민과 여민

PQ. 정치지수(political quotient)를 말한다. 지적 능력을 측정하는 IQ(지능지수)가 있고, 최근에는 공감 능력이 중요해지면서 EQ(감성지수)가 중요하다고 한다. 정치지능은 글로벌 세계 시장과 국내 정치 환경에서 정부와 기업, 시민, 사회 제 분야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정치 리더십 능력이다. 이 PQ를 체화하기 위해서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고 공부가 필요하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위한다고 한다. 그런데 위민(爲民)을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공부해야 한다. 필요한 정책을 연구하고 시의 적절하게 내놓고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실현해 내야 한다. 위민은 여민(與民)과 한 묶음이다. 위민을 위해서는 여민해야 한다. 표만 달라는 선거때만이 아니라 늘 평상시에 진정으로 함께 해야 한다. 그래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포착해내고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정책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경연 모델과 자생적 학습 조직

정치 공부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은 위민을 위해 여민하고 늘 배운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배우고 수시로 익힌다는 학이시습(學而時習)이다. 조선의 왕들은 학자들과 늘 공부하였다. 경연(經筵)이 바로 그것이다. 왕은 군림한 것이 아나리 공부하는 존재였다. 세종과 성종처럼 공부한 왕들은 성군이 되었다. 세조와 연산군은 경연 공부를 소홀히 하였다고 한다. 경연은 왕과 신하가 유학의 경서와 사서를 함께 공부하고, 다양한 정책 현안들을 논의하는 정책 세미나장이었다. 이렇게 조선 정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경연정치’가 발달하게 되었다. 공부의 경연모델은 정치인과 학자와 전문가들의 다양한 학습 조직을 가능케 한다.

 

다양한 이슈들을 공부해야 한다. 거시적으로는 냉혹한 국제질서와 외교 안보, 전쟁, 남북관계론이다. 미시적으로는 부동산과 사회갈등 해결, 인구문제, 민생 정책 현안들이다. 이와 함께 내 의견과 정책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정치수사학도 학습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권위주의적 문화가 깊이 배어 있었기 때문에 토론의 방법이나 자세도 반드시 배울 필요가 있다. 넓은 의미의 정치엘리트들을 육성한 일본의 마쓰시타 정경숙같은 정치아카데미가 제도적으로 마련된다면 공부하는 정치문화 정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치는 말과 논리의 경연장이다. 말을 무기로 비전을 실현하고 논쟁하는 공부하는 정치인의 등장을 고대해 본다. 21세기 경연 정치에 한국 정치의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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