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8 (토)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ELS 가입자들 "은행에 속았다…원금보장에 손실배상 받아야"

국회서 'H지수 ELS 피해사태 관련 기자회견' 개최
양정숙 "금융당국 대책, 본질적 처방과 거리 있어"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 금감원 공익감사 청구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원금 손실이 확정되고 있는 가운데 가입자들이 은행들이 판매 과정에서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며 원금 보장 및 손실 배상을 요구했다. 이들은 금융당국의 부실한 관리·감독 책임을 묻는 공익감사도 청구할 계획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3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ELS 사태는 금융지식이 부족한 은행원들이 나서서 상품 내용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채 판매해 발생했다"며 "은행을 신뢰한 피해자들은 경로의존성에 따라 예·적금을 깨서 정기적금의 대체 상품으로 알고 가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금융위와 금감원의 대책은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 본질적으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처방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며 "국회와 정부,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4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의 홍콩H지수 연계 ELS 확정 손실액은 3121억 원이다. 기초자산이 되는 홍콩H지수가 판매 당시보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전망도 비관적인 만큼, 손실 규모는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길성주 홍콩H지수 ELS 가입자모임 위원장은 "안전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은행에서 판매한 상품이 큰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는 황망한 상황을 맞았다"며 "금융소비자로서 권리를 되찾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ELS를 판매한 금융사들로부터 원금보장과 손실에 대한 적절한 배상을 받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들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라고 믿고 찾아간 예금자들에게 초고위험상품을 판매하며 관련 규정과 법을 지키지 않았다"며 "상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형식적이고 성의없는 빠른 속도의 기계음을 활용해 안내하며 부당하게 권유했다"고 짚었다.

 

또한 "판매기관들은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안전한 상품이다', '원금손실 날 일 없다'와 같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며 가입자들을 기만했고, 과거 손실사례를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 파생상품에 대해 별다른 지식이 없는 소비자를 우롱한 것"이라며 "명백한 금융소비자보호법,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피해자들은 이번 사태를 불완전판매가 아니라 사기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피해 배상은 물론 금융당국의 책임도 제대로 이행됐는지에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정의연대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과 함께 금융감독원 대상 공익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금융당국이 상시감독을 강화하고, 수시점검하겠다고 방침을 밝혔지만, 파생상품에 대한 암행점검이 단 한 번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금융당국에 책임이 있는데, 사모펀드 사태에도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의 잘못이 드러나 시정조치가 나왔던 적이 있다"고 부연했다.


양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의 배상 비율에 대해 어제 정무위에서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정확히 답변하지 않았지만 기존의 DLF 피해자 대상에 준해서 이뤄질 것"이라면서 "DLF 사태 당시 경우에 따라 70~80% 수준의 손해를 배상했는데, 본인 과실에 따라서 5~10% 차감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콩H지수 ELS의 손실로 인한 부담이 커지면서 은행들은 관련 상품 판매 중단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농협은행이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판매를 중단했으며, 지난 29일 하나은행도 홍콩 H지수와 연계된 상품을 비롯해 모든 ELS 상품 판매를 전격 중단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은행들의 ELS 판매 금지 문제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