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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인가 기회인가...늘어나는 경매, 공존할 수 없는 '전쟁'

“전세 무서워” 시세보다 저렴한 내집 마련 VS “이자낼 돈 없어”, "전세사기" 피눈물 반값 경매

 

인천에 사는 A(44) 씨는 최근 시간이 날 때마다 경매사이트를 찾는다.

 

1년 전 결혼을 하면서 장만한 전셋집이 딱히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전세사기 피해 사례를 접하면서 '나도 안전하지 않겠다'는 불안감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럴 바에는 차라리 내집마련을 서두르자'고 결심했다. 

 

A씨는 “여윳돈으로 따로 모아놓은 것이 없다 보니 일반 매매보다는 경매 물건을 자주 보게 된다”며 “최근 반값 아파트 뿐 아니라 반값 다세대(빌라) 주택이 날마다 새롭게 올라오고 있는 추세다”는 말로 경매사이트를 자주 찾는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무주택자들에게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전세사기 피해자 등 세입자 대항력이 있더라도 시세보다 많이 저렴하면 입찰에 도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A씨의 말대로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 현상 지속으로 인한 임의경매로 넘어가는 부동산이 급증하는 추세다.

 

전세사기로 인한 강제경매도 늘고 있지만 금융기관에서 담보를 잡고 있는 부동산에 대한 원리금을 내지 못해 진행되는 임의경매 또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집합건물 임의경매 등기신청 건수에 따르면 지난 2022년에 비해 61%가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1월 2977건이었던 임의경매는 같은 해 6월 3796건, 12월에는 4022건이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대출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대출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로 별도의 재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법원에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인천지역은 임의경매 뿐 아니라 소위 ‘건축왕’ 전세사기 피해 등으로 인한 강제경매까지 경매물건이 넘쳐나고 있다.

 

특히 미추홀구 경매사이트 지도를 보면 첩첩이 빨간색으로 도배돼 있다.

 

무료경매사이트인 마이옥션 법원경매정보에 나타난 강제경매와 임의경매, 공매를 포함한 신청건수는 1일 기준 1161건이다.

 

이 중 855건이 주거용인데 다세대(빌라) 449, 오피스텔 228, 아파트 163, 근린상가 109건이다.

 

지역별 주거용 경매 물건은 미추홀구 301, 부평구 166, 서구 151, 남동구 118, 계양구 49, 중구 29, 연수구 19, 강화군 13, 동구 7, 옹진군 1건 등이다.

 

인천지역 경매전문 부동산 관계자는 “낙찰 경쟁률이 10대 1이냐, 5대 1이냐 차이일 뿐”이라며 “소진되는 것은 시간문제지 경매물건을 찾는 수요자가 없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깡통전세시민대책위원장은 “투자를 잘못해서 피해를 본 것이 아니고, 우리처럼 전세사기를 당한 사람들 물건은 봐줘야 하지 않나"며 "현재 피해자들은 조금이라도 손해를 줄이기 위해 ‘우선매수권’ 신청절차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매)꾼’이든 저렴하게 구입하려고 하는 분들은 ‘우선매수권’ 등록 여부를 알아보고 등록물건은 피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전세사기 피해자는 지난달 15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전국 6개 도시 곳곳에서 정부에 LH매입임대, 우선매수권, 경공매유예 실효성 확대 등 실효성 있는 피해자 지원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전국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연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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