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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대 증원 반발…믿을만한 대안 내놓고 싸워야

무작정 벌이는 힘자랑, 참담한 ‘환자피해’ 말고 뭐가 남나  

  • 등록 2024.02.20 06:00:00
  • 13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반발이 격화하면서 사상 초유의 의료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필수 의료 분야의 고질적 의사 부족 현상 개선을 위한 방편으로 추진되는 의대 증원을 놓고 빚어진 정부와 의사단체의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가 이처럼 악화한 것은 일단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크다. 하지만 정부 측만 나무라기에는 전문가집단인 의사단체들의 요령부득 탓도 적지 않다는 게 민심의 요체다.


소위 ‘빅5’로 불리는 서울 시내 주요 상급종합병원 5곳(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의 전공의(5곳 병원 전체 의사 인력의 39%)들이 집단 사직 움직임을 보이면서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의대 정원을 늘려서 필수 의료 위기를 해소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정부나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사 집단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다. 논쟁에 끼어들 여지가 없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만 발을 동동 구르는 형국이다.


미개했던 아프리카에 처음 병원을 세우고 평생 봉사활동을 한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를 기억하는 국민은 작금의 사태를 바라보며 만감이 교차한다. 국민 여론도 의사들에게 불리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성인남녀 1천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6%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반면,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16%뿐이었다. 각계에서 의사들의 집단행동 움직임을 비판하는 성명도 쏟아진다. 


의사협회 등 의사단체들은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 불균형 문제는 의사 수가 결코 많은 편이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 때문이라는 논리를 편다. 많은 전문가가 ‘필수 의료에 대한 수가 개혁’을 대안으로 제시해왔고, 정부도 그 방향으로 개혁 방침을 표방하고 있다. 다만 천문학적 재원이 추가로 소요되는 만큼 즉각적으로 실현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의사들의 주장을 넉넉히 인정한다고 해도 투쟁의 방법으로 환자를 버리고 병원을 떠나는 파업을 결행하는 것은 좀처럼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렵다. 해묵은 필수 의료 고갈 현상을 놓고 정부가 번번이 시원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무능·무책임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동시에 일어나는 의구심은 이 나라 최고의 두뇌 집단인 의사단체는 왜 제대로 된 대안을 여태 제시하지 못하느냐 하는 것이다. 


항간의 비난처럼,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단지 밥그릇 지키기 차원이라면 이만저만 실망이 아니다. 의사들이 고작 그런 이유로 목숨줄이 경각에 달려 절박한 환자들을 버리고 병원을 떠난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나. 일본은 의사협회가 의대 증원을 오히려 찬성하고 있고, 독일도 의대 정원을 연내 5000 명 이상 증원하려고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의사가 없다는 해외 사례는 어떻게 설명돼야 하나. 


정부는 ‘엄정 대응’ 으름장만 남발하지 말고, “의사들을 악마화해 마녀사냥을 자행한다”고까지 격앙하는 의사 집단과의 지독한 불통 문제를 해소할 묘안을 찾아내야 한다. 의사들 또한 딱한 환자들을 내버리고 떠나는 모질고 비정한 존재로 두고두고 지탄 받을 섣부른 일체의 행동을 멈추는 게 맞다. 무작정 벌이는 힘자랑, 그 끝에 참담한 ‘환자피해’ 말고 뭐가 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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