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2 (월)

  • 구름조금동두천 26.2℃
  • 맑음강릉 31.2℃
  • 구름조금서울 28.1℃
  • 맑음대전 27.7℃
  • 맑음대구 28.8℃
  • 구름조금울산 28.2℃
  • 구름많음광주 27.7℃
  • 맑음부산 27.0℃
  • 맑음고창 28.3℃
  • 구름조금제주 28.6℃
  • 맑음강화 25.6℃
  • 맑음보은 25.3℃
  • 맑음금산 26.9℃
  • 구름많음강진군 27.5℃
  • 맑음경주시 28.8℃
  • 맑음거제 26.8℃
기상청 제공

"은행 비금융업 열어줄 때 됐다"…금융당국, 금산분리 완화 재시동

포지티브 범위 확대·네거티브 전환 모두 검토
김주현 "드론 날아다니는데 총검술해야 하나"

 

금융당국이 은행의 비금융업 진출을 허용하는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 분리) 규제 완화에 다시 드라이브를 건다. 글로벌 금융사들의 비금융업 진출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골목상권 침해 등 반대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는 판단에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산분리 규제완화와 관련해 현행 포지티브(열거주의) 규제의 해석을 넓게 하거나, '진출 불가 업종'을 제외하고 전부 허용하는 네거티브(포괄주의)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될 경우 은행이 소유할 자회사의 범위도 기존보다 더 넓어질 수 있다.

 

구체적인 검토 대상은 금융사의 자회사 투자 허용기준을 새로 도입할 필요가 있는지, 금융사의 부수업무 범위를 현행 고유업무와 유사한 업무에서 확대할 필요가 있는지 등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주 기자들과 만나 "금융산업도 서비스 질을 높이고 경쟁력도 제고해야 하는데, 금산분리 개념에 갇혀서 아무것도 못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고 그런 이슈가 아니라, 금융이 첨단 기술을 이용해서 서비스를 더 잘 제공하도록 하는 건 해줘야 하지 않냐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지금은 드론이 날아다니고 전자 장비가 많은 시대인데 맨날 총검술 해봤자 뭐하겠느냐”면서 “금융회사들이 글로벌 경쟁력 가지려면, 첨단 기술 능력과 의사가 있으면 하게 해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2년 전 취임 당시에도 우리 금융산업에서도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가 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장을 조성하겠다며, 금산분리 완화를 골자로 하는 '디지털화, 빅블러 시대에 대응한 금융규제혁신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금산분리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서로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을 뜻한다. 현재 금융지주는 비금융회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으며, 은행과 보험사들은 다른 회사 지분에 15% 이상 출자가 불가하다. 하지만 비금융 자회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금산분리 완화를 추진하면, 은행들은 배달·통신·유통 등 생활 밀착업종과 부동산, 가상자산 사업 등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정치권이나 시민단체에서 막대한 자금력과 영업력으로 무장한 은행이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경우,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으로부터 1호 혁신금융서비스로 인정받은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리브엠' 출시 당시에도 중소 알뜰폰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반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온 만큼 규제를 재검토할 시점이 다가왔다고 보고 있다. '빅블러(Big blur)' 시대에 새로운 산업을 만든다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 만큼, 금산분리 완화를 다시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것. 실제로 이미 일본·미국 등 해외에서는 은행의 비금융업 진출에 대한 길을 열어줬고,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활발히 비금융업에 진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고, 이달 은행들과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들이 어떤 게 있는지 의견수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