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9 (금)

  • 구름많음동두천 26.1℃
  • 구름많음강릉 29.4℃
  • 흐림서울 25.8℃
  • 흐림대전 24.5℃
  • 흐림대구 26.7℃
  • 구름많음울산 25.4℃
  • 광주 23.9℃
  • 흐림부산 25.0℃
  • 흐림고창 24.1℃
  • 제주 25.1℃
  • 흐림강화 25.4℃
  • 흐림보은 24.3℃
  • 흐림금산 23.9℃
  • 흐림강진군 24.0℃
  • 흐림경주시 28.2℃
  • 흐림거제 26.2℃
기상청 제공

여행자보험 경쟁 재점화…'무사고 환급' 점검 나선 당국

무사 귀국 시 보험금 돌려주는 상품 인기
상품 구조 적정성·보험료 책정 과정 점검
"통상적 마케팅인데 잣대 가혹해" 지적도

 

해외여행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보험사들이 여행자보험을 통한 고객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무사고 환급금'을 내세운 상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금융당국은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이를 두고 통상적인 마케팅에 대한 지나친 간섭으로 보험사들의 상품 개발에 족쇄를 채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손해보험은 최근 해외여행보험의 '해외여행 중 여권 도난·분실 추가체류비용 특약'에 대해 3개월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오는 19일부터 판매될 예정인 해당 특약은 해외여행 도중에 여권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하는 경우, 계획된 여행 기간을 초과해 발생하는 해외 현지에서의 추가 체류비용을 보장한다.

 

삼성화재는 최근 여행자보험에 동반 가입자 할인 혜택을 신설했다. 두 명이 동시에 가입할 경우 10%, 세 명은 15%, 네 명 이상은 20% 저럼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또한 특약 가입 시 항공기 결항 및 지연 사실을 안내하고, 지연 시 공항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해외여행 정상화 이후 여행객이 늘면서 보험사들도 특약이나 보험료 할인 등을 통해 여행 관련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보험 가입 수요가 몰리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여러 혜택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무사고 환급금'이다. 보험 가입자가 사고 없이 귀국할 경우 보험금의 일부를 환급해 주는 해당 상품은 카카오페이손보가 처음으로 선보였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이후 약 1년 만에 누적가입자 130만 명(지난달 말 기준)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고, 캐롯손보, KB손보 등도 비슷한 내용의 특약을 내놨다.

 

하지만 무사고 환급금을 두고 "보험의 기본원리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일었고, 금융당국이 점검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조만간 열리는 보험개혁회의에서 무사고 보험료 환급제에 대해 논의한다. 

 

여행자보험은 여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적인 사고로 인한 손실을 대비하는 단기 상품인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 환급 혜택을 주며 고객을 모으는 것이 부당한가에 대해 판단할 예정이다. 또한 무사고 환급금을 미끼로 보험료가 과도하게 책정되지는 않았는지도 확인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등 기존 보험상품에도 환급제가 있긴 하지만 그건 위험률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행위를 했을 때 적용되는 것으로, 이번 건과는 개념이 다르다"며 "여행자보험뿐 아니라 다른 보험상품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점검해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이 통상적인 마케팅 행위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험계약 체결 시 1년 보험료의 10% 또는 3만 원 이내에서 경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현행 보험업법 감독규정에서 벗어나지 않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가혹한 잣대를 들이민다는 것. 이로 인해 보험사들이 상품 개발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입만 해도 건강검진비를 제공하는 상품도 있지 않으냐"며 "보험료 환급제는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일부러 사고를 내는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좋은 장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