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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융 승부처"…알뜰폰 눈독 들이는 은행들

우리銀, LGU+와 협력해 연내 서비스 출시…KB·토스 이어 세 번째
통신 데이터 확보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비금융 사업 진출 효과
출혈경쟁 불가피해 수익성 낮고 '골목상권 침해' 비판 감수해야

 

시중은행들이 알뜰폰(MVNO)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본업인 금융 사업의 성장 정체가 예상되며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통신 데이터라는 황금알까지 얻을 수 있어서다. 다만 출혈경쟁이 불가피해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과 기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밥그릇을 뺏는다는 비판은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LG유플러스와 알뜰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사는 연내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차별화된 금융통신 상품과 서비스 개발 ▲알뜰폰 시스템 구축과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 ▲지속 가능한 협업 모델 창출 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우리은행과 LG유플러스는 양 사의 노하우를 결합해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이동통신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사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2019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을 출시했다. 이후 알뜰폰 업계 최초 5G 제공, 스마트워치 요금제 출시 등을 선보이며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갔고, 지난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정식 부수업무로 인정받았다. 토스 또한 2022년 알뜰폰 사업자 '머천드코리아'의 지분을 100% 인수해 알뜰폰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알뜰폰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데이터' 때문이다. 통신데이터의 경우 GPS를 기반으로 한 이동 정보, 사용하는 요금제, 통신비 납부내역 등으로 고객의 소비 패턴 추적이 가능해 다방면으로 이용 가능하다. 은행 입장에서는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해 금융상품과 결합하거나 대안신용평가모델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 또한 기대해 볼 만하다.


또한 이자이익에 치우친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는 효과도 있다. 예적금과 대출 등 은행의 고유 업무로 한계를 느낀 은행들은 알뜰폰을 비롯한 비금융 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 신한은행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배달앱 '땡겨요'를 통해 비금융 사업을 영위 중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산분리 규제 완화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금융권의 비금융업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다만 여러 금융사들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출혈경쟁이 불가피해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은행의 리브엠 또한 출범 초기에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고, 2020년과 2021년 각각 100억 원 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정부가 통신3사를 대상으로 가격 인하를 압박하면서 알뜰폰의 입지 자체도 줄어든 상태다.


중소 알뜰폰 업체들의 반발도 감수해야 한다. 대형 은행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영세한 기존 사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위는 알뜰폰 사업을 부수업무로 지정하면서 과당경쟁 방지 조건을 내세웠고, 이에 따라 은행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상품 약관 신고 내용 ▲통신상품 가격정책 ▲기타 자율적 상생방안 추진 현황 등을 보고해야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이 알뜰폰 사업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는 무궁무진하다"며 "당장 돈을 벌긴 어려울 수 있지만,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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