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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주담대 2%대인데...당국 눈치에 인뱅 '요지부동'

5대 은행 주담대 금리 연 2.94~5.57%
은행채 금리 하락·고정형 확대 주문 영향
인터넷은행 금리 하단 여전히 3%대 중반
금융당국 '주담대 쏠림' 비판 의식한 듯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 하단이 39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반면 올해 초만 해도 금리 경쟁력을 내세워 대환대출 수요를 흡수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의 금리는 3%대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확대 영업 행태에 대한 비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1일 기준 주담대 고정형(5년 주기형) 금리는 연 2.94~5.57%다. 주담대 금리 하단이 2%대로 내려온 것은 2021년 3월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지난 12일까지만 해도 연 3.11~5.12%였던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2주 만에 하단이 0.17%포인트(p) 인하됐다.

 

이처럼 주담대 금리가 떨어지는 원인은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3.451%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0일(3.772%)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0.3%p 가량 떨어졌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채권시장에 선반영된 영향이다.

 

또한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고정형 대출의 비중을 30%까지 확대하라고 주문하면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춘 영향도 있다. 일반적으로 고정형 상품의 금리는 변동형보다 높게 책정되지만, 최근 은행권에서는 고정형 상품의 금리가 더 낮다. 지난 21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연 3.74~6.42%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 변동형과 고정형 금리가 1%p 이상 차이 나고 있다"면서 "고정형 금리를 의도적으로 낮게 설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은행권이 주담대 금리를 낮추고 있지만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은 여전히 3%대 중반을 유지 중이다. 21일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혼합(고정)금리는 연 3.561~5.087%, 연 3.42~5.57%다.

 

올해 초 인터넷은행들이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며 공격적으로 고객을 모았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당시 대환대출 서비스가 주담대로 확대되자 인터넷은행들은 금리 경쟁력을 내세워 주담대 규모를 빠르게 확대했다.

 

이러한 영업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인터넷은행들이 금리를 통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지난 13일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은행의 수익성이 은행과 차별화되지 않은 영역인 주담대에서 나오는 게 본래 취지와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도 "다른 은행이 심사하고 이자 잘 내고 있는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뺏어오는 영업은 저희가 생각한 혁신, 포용과 거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당분간 금융당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인터넷은행들이 금리를 낮추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를 낮춰 대출 규모를 더욱 키울 경우 눈초리가 더욱 날카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의 주담대 확대에 대한 금융당국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춰 대출 규모를 키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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