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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 내리는 전시관…빛의 시어터 ‘베르메르부터 반 고흐까지, 네덜란드 거장들’

워커힐 시어터 개조한 복합예술공간 ‘빛의 시어터’...몰입형 전시
베르메르, 렘브란트, 고흐 등 네덜란드 거장의 작품 감상
17세기 황금기 네덜란드 일상과 풍경 재현

 

17세기 네덜란드는 종교의 자유를 위해 이주해 온 유대인들과 이주민들을 포용하면서 황금시대를 맞게 된다. 해상무역의 발달과 조선업, 해운업 등으로 얻은 사회·경제적 부의 축적은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전세계 미술사에 큰 영향을 미친 요하네스 베르메르, 가브리엘 메취, 헨드릭 코르넬리스 반 블렛, 렘브란트 반 레인, 빈센트 반 고흐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전세계 최고의 유명 작가들이 바로 네덜란드 출신이다.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 위치한 ‘빛의 시어터’에서 네덜란드 화가들을 조명하는 전시 ‘베르메르부터 반 고흐까지, 네덜란드 거장들’이 열리고 있다. 1963년 우리나라 공연 문화계의 상징적 역학을 해온 워커힐 시어터를 개조한 ‘빛의 시어터’가 작품과 음악이 어우러진 몰입형 예술을 선보이는 자리다.

 

총 면적 1500평, 최대 높이 21m의 공연장 전체를 고사양 프로젝터와 미디어 서버, 스피커, 영상 음향 자동화 시스템, 3D 음향 등 최신 기술을 이용해 ‘빛의 시어터’를 구현했다. 무대와 객석, 분장실과 음향실 모두가 이어져 사방에서 영상이 흘러나오는 이색적인 공간이 됐다. 공연장의 샹들리에, 컨트롤러 같은 무대장치는 옛 공연장의 흔적을 말해주고 있다.

 

 

전시는 수많은 네덜란드 작가들의 작품들을 빛과 음악,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재해석해 12개의 시퀀스로 35분간 상영한다. 이어 추상의 거장 피에트 몬드리안의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 ‘색채의 건축가, 몬드리안’을 5개의 시퀀스로 나눠 보여준다. 스튜디오 공간에서는 국내 작가 장지연의 미디어아트 영상 ‘언캐니 네이처: 루미에르 버전’을 상영한다.

 

영상의 시작 '프롤로그: 델프트 여행(Prologue: Delft Journey)'에서 평온한 바다, 짙은 안개로 뒤덮인 도시, 첨탑과 풍차로 이어진 지평선이 인상적인 17세기 네덜란드를 소개한다. 황금시대 네덜란드의 화가들은 연합 공화국 레이던(Leiden), 하를럼(Haarlem), 델프트(Delft)에서 주로 활동했고 이 도시들의 자연 풍경, 붉은 벽돌, 뒷마당, 별이 가득한 밤을 그렸다.

 

 

이번 전시의 주요 장면 중 일부를 소개한다.

 

1. 네덜란드 사회(Dutch Society)에선 활기찬 도시의 일상이 그려진다. 베르메르의 ‘델프트의 집 풍경’에선 창틀 안으로 한껏 꾸민 귀부인, 하인, 상인, 학자, 의사의 모습이 그려진다. 평온하고 윤택한 도시에서 행복한 일상을 이어나가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2. 베르메르와 장르화(Vermeer and the Genre Scene)에선 정적과 사색적인 표현이 특징인 빛의 대가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볼 수 있다.

 

3. 음악의 예술(The Art of Music)에선 17세기 부르주아 교육을 받는 여성 연주자들을 그린 베르메르의 ‘음악수업’을 볼 수 있다.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베르메르의 그림들은 풍부하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완성된다.

 

11. 반 고흐, 색채의 여정(Van Gogh, a Journey into Colour)에선 거장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과 ‘낮잠’등을 볼 수 있다. 프랑스로 떠난 여정에서 영감을 받은 푸른색과 노란색의 색채들, 굵은 붓터치와 흐르는 듯한 선들이 ‘자화상’과 함께 피고 진다. 밤하늘 가득한 별들과 지중해의 뜨거운 빛이 내리쬐는 그의 그림들은 입체 영상으로 구현돼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각 시퀀스에서 라헬 라위스의 ‘꽃 정물화’, 빌럼 판 더 펠더 2세의 ‘폭풍 속 높은 바다의 선박’, 헨드릭 아베르캄프의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이 있는 겨울 풍경’, 얀 스테인의 ‘혼란한 세상’, 렘브란트 반 레인의 ‘플로라(Flora)’, 코르넬리스 반 푸렌뷔르흐의 ‘신들의 회의’,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신앙의 알레고리’ 등을 볼 수 있다.

 

관객들은 거대한 벽면 앞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객석에서, 양쪽 기둥에 놓인 소파에서, 혹은 2층 발코니에서, 17세기 황금기 네덜란드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압도적인 크기의 공연장에서 음악과 빛이 함께하는 작품들을 보다보면 어느새 17세기 네덜란드에 와 있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몰입형 예술 전시 ‘베르메르부터 반 고흐까지, 네덜란드 거장들’은 11월 24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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