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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건희 여사까지 등장한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도이치 주가조작 공범의 입에서 나온 ‘VIP 로비설’ 특검 통해 진실 밝혀야

  • 등록 2024.07.12 06:00:00
  • 13면

일주일 뒤, 7월 19일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1주기다. 1년 전 누군가의 잘못된 명령으로 젊은 해병이 순직하면서 온 국민이 슬픔에 휩싸였다. 군 수뇌부를 지키기 위해 법대로 원칙대로 조사에 임한 박정훈 수사단장을 항명죄로 기소하고, 해병대 수사단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면서 온 국민은 분노했다. 9개월 뒤 총선이 있었고 온 국민의 슬픔과 분노가 투표로 이어져 대통령과 여당은 역대급 참패를 당했다. 

 

그러나 아직 밝혀진 진실이 없다. 국가와 국민에게 충성해야 할 군 수뇌부는 국회 증인선서까지 거부하며 노골적으로 진실규명을 막았다. 항간의 우려와 예상대로 경북경찰청은 7월 8일 임성근 사단장에게 면죄부를 주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역시 예상대로 윤 대통령은 7월 9일 또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5월 21일 이후 두 번째다. 

 

1년 여 동안 이 사건을 취재해 온 모든 기자들은 한 가지 의문에 집중하고 있었다. ‘왜 이렇게까지 할까?’. 잘못된 명령을 한 당사자를 밝혀내서 합당한 처벌을 하면 될 일을 왜 이렇게까지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걸까? 임성근 사단장이 윤석열 정부에게 어떤 의미이기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국민과 맞서고 있는걸까? 

 

최근 용기있는 한 공익제보자에 의해 의문을 풀 수 있는 단초가 공개됐다. 이 공익제보자는 해병대를 전역한 검찰 출신 A변호사다.  A변호사는 공수처에 본인 스스로 임성근 구명로비를 했다고 밝힌 사람과의 통화 녹취파일을 제출했는데 그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임성근 구명로비 수준을 넘어 안보에까지 영향을 줄 정도의 국정농단이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김건희 여사의 등장이다. 의문스러운 정황들의 퍼즐이 완성되는 모양이다. 스스로 임성근 구명로비를 자복한 사람은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대표다. 이종호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김건희 여사 계좌를 대신 관리하며 시세조종을 한 것이 인정되어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김건희 여사와 특수 관계인 것이 법원에 의해 확인된 것이다. 

 

이종호씨는 지난해 8월 9일 A변호사와 통화하면서 “임 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 그래 가지고 B가 전화 왔더라고. 그래 가지고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A변호사가 “위에서 그럼 지켜주려고 했다는 건가요? VIP 쪽에서?”라고 묻자 “그렇지”라고 했다. 또 이종호씨는 “아마 내년쯤에 발표할 거거든, 해병대 별 4개 만들 거거든”이라고도 했다. 실제 올해 4월 서울경제 신문은 정부가 해병대 사령관을 4성 장군으로 만들것이라는 단독보도를 했다. 이 외에도 이종호씨는 국방장관 추천, 경찰 인사 개입 등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공수처 주변에서는 지금 언론에 공개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제 국회는 특검법 재표결을 해야 한다. 국민의 힘 의원 8명만 찬성하면 특검은 통과되고, 사건 1년 만에 진실의 열차는 출발할 수 있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이 없듯이 진실을 끝까지 감출 수 있는 권력도 없다. 진실규명을 위해 집권여당 국회의원들이 국민과 함께하는 큰 용기를 내 주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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