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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잇따른 정산지연...제2의 '바보사랑 사태' 우려

"일시적 정산오류, 시일내 정상화" 해명...지연이자·수수료 보상 제시
기약없는 대금 미지급에 협력사 난색...일부 업체 부도 가능성도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항공권 등 취소·환불 줄이어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계속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셀러 및 협력사들은 대금 지급이 막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결제사 및 PG사들도 티몬·위메프에서 발을 빼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 제2의 바보사랑 사태가 발발할지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커머스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달 초 위메프가 예정된 일부 셀러의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 것이 발단이 됐다. 위메프의 지급력이 문제가 되자 같은 모회사(큐텐)를 두고 있는 티몬에까지 우려가 확산됐다. 티몬은 당초 대금 지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지난주 셀러 공지를 통해 정산 지연 상황이 생겼음을 알렸다.

 

모기업인 큐텐도 정산 지연 문제를 인정했다. 큐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 셀러를 중심으로 정산 지연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전산 오류, 시스템 고도화에 따른 부작용 등을 이유로 들며 정산 지연이 발생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이번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은 자금 유동성이 악화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즉시 정상화가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티몬과 위메프와 협업 중이던 셀러 및 상품 브랜드, 선정산업체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미정산 셀러들은 작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십억 원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자금이 묶여 당장의 사업 영위가 힘들어진 업체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정산액이 들어와야 이후 사업을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는데, 정산금이 언제·제대로 지급될지 알 수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면서 "티몬의 경우 매출 발생 시점에서 약 60일 후 대금이 지급되는데, 이대로면 2개월 이상의 매출을 제때 받을 수 없게 된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셀러뿐 아니라 티몬·위메프 입점 브랜드 및 선정산업체 역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이들이 차례로 티몬·위메프와의 협업을 중단하고 상품 판매를 취소함에 따라 소비자 역시 피해를 받고 있다.

 

특히 공산품이 아닌 여행·항공권을 판매하는 업체들의 문제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투어, 하나투어 등 국내 주요 여행사는 티몬·위메프 내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그랜드하얏트제주 등 호텔·리조트, 테마파크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를 구매한 소비자들 역시 여행 일정 직전에 항공·여행권 등이 취소되면서 피해를 입었다. 뿐만 아니라 결제한 상품의 무기한 배송 지연은 물론, 환불 조치 조차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데다가 고객센터 연락도 불가능해 사실상 피해 대응 자구책 마련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선정산 업체들은 일찌감치 티몬·위메프와 거래를 중단했다. 선정산 서비스는 e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신용을 담보로 셀러들에게 판매 대금을 정산 주기보다 미리 빌려주는 서비스다.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부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P2P)까지 모두 티몬·위메프 셀러에 대한 선정산 서비스를 중단했다. 또한 24일 기준 티몬에서는 신용카드, 카카오페이 등 각종 결제수단이 제한된 상황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예약한 항공권에 대한 비용을 티몬·위메프에서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판매 업체들은 고객에게 일일이 연락을 돌려 결제한 것을 취소시키고 자사 직접 결제로 재결제를 돌리게 하는 등 자구책을 업체 스스로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한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제2의 바보사랑 사태를 우려하기도 한다. 지난 6월 문구몰 '바보사랑'은 정산 없이 돌연 폐업을 선언하고 잠적하면서 입점·납품업체 및 소비자들이 많은 피해를 받았다. 납품업체들은 바보사랑 물류 창고에 직접 찾아가 제품을 찾아오거나, 집단대응을 준비하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피해 규모는 좀처럼 축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큐텐은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문제를 이달 말까지 해결하고 지연이자 10%, 수수료 감면 등의 보상책을 제시하고 정상화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또 미정산 문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정산 구조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구매자의 결제금 중 셀러에게 지급되는 정산금은 제3의 금융기관에 예치해 미정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현재 대금 보관 역할을 맡을 전자지급결제대행(PG), 결제대금예치(애스크로)사를 섭외 중이다.

 

티몬 측은 "현재도 당사의 모든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안정적인 플랫폼 서비스 운영을 위해 힘쓰겠다"면서 "이번과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고객과 파트너사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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