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0 (토)

  • 구름많음동두천 26.3℃
  • 구름많음강릉 28.2℃
  • 맑음서울 29.2℃
  • 구름조금대전 27.2℃
  • 맑음대구 28.3℃
  • 맑음울산 26.4℃
  • 맑음광주 27.2℃
  • 맑음부산 28.4℃
  • 맑음고창 26.0℃
  • 맑음제주 29.8℃
  • 구름조금강화 24.1℃
  • 맑음보은 25.0℃
  • 맑음금산 26.1℃
  • 구름조금강진군 28.4℃
  • 맑음경주시 26.6℃
  • 맑음거제 27.6℃
기상청 제공

[최광범의 미디어 비평] 고질(痼疾)이 된 올림픽 보도

 

올림픽 보도와 중계는 미디어 비평의 단골 소재다. 올림픽 때마다 비슷한 잘못이 반복하고 있다. 고질이다. 금메달 지상주의, 맹목적 국가주의, 시급한 국내 현안 뒤덮기, 전쟁 용어 남발하기, 선정적인 기사로 독자 유인하기, 인기 종목 중복 편성 같은 문제가 그것들이다. 


이번 파리 올림픽도 예외는 아니다. 동아일보의 김순덕 고문은 자신의 칼럼에서 지금은 국뽕이 필요할 때라며 우리 선수들 만세를 외치자고 제안했다. 우리 선수들에 대한 응원을 담은 내용이었지만 ’국뽕‘이란 용어는 부적절했다. 


5일 아침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대한민국의 ’금‘고는 총·칼·활]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사격과 펜싱, 양궁에서 거둬들인 금메달 소식을 전하는 기사였지만, 많은 독자들이 거부감을 갖을만 했다. 이 기사의 영향이었는지 SBS도 같은 날 저녁 ’총칼활의 나라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금메달 모아보기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우리를 활의 나라라고 하는 데는 수긍이 가지만 총의 나라, 칼의 나라라고 명명한 것은 과했다. 펜싱 종목 메달 순위에서 1위 일본, 2위는 미국, 한국이 3위였다. 사격도 금메달 5개를 딴 중국에 이어 금메달 세 개로  2위였다.   


일본과 중국을 편협한 시각에서 접근하는 기사들도 여전했다. [金金金金金金金金金, 日, 제쳤다. 한국, 또 황금주말]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노컷뉴스 기사 같은 유형들이다. 일본 남자 축구가 8강전서 스페인에 0-3으로 패하자 ’일본 축구 침몰 확정‘, ’매달은 무슨···‘ 보도로 내심 쾌재를 부르는 듯한 기사도 다수였다. 올림픽 출전 티켓을 획득했을 때부터 언론의 관심을 받았던 독일의 육상선수 알리샤 슈미트를 비롯해 미녀 선수에 대한 언론의 집착도 여전했다.  


올림픽 기간 중 국내 정치와 경제는 말 그대로 만신창이였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뉴라이트 계열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김문수 노동부 장관 지명 등이 올림픽 열풍에 밀려 국민적 관심에서 멀어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지난 1월 있었던 야당 국회의원들과 언론인들에 대한 검찰의 무차별 통신조회 사실을 7개월이 지나 올림픽 기간에 통지했다. 


금융시장은 아수라장이었다. 5일 하루 전장 대비 하루 234.64 포인트(8.77%) 폭락해 종가 기준 역대 최고 하락폭을 기록, 대혼란이 빚어졌음에도 올림픽은 마취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좋은 올림픽 보도는 올림픽 정신을 담아야 한다. 평등, 공정, 자유에 기반한 평화로운 세상에 기여해야 한다. 미국의 잡지 피플은 올림픽이 이 선정한 스포츠맨십 명장면 12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그 가운데 남북한 탁구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함께 사진을 찍는 장면을 여섯 번째로 뽑았다. 올림픽 보도의 모범사례라 하겠다. ’국뽕 보도‘는 민생의 절실함을 감추는 덮개로, 정치적 위기를 탈출하는 엄폐물로 오용되기 십상이다. 감시견은 언론의 의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