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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특집] "따뜻한 손길로 평범한 일상을"…수원정보과학고등학교 교육복지

'교육복지서포터즈'와 함께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
단순 지원을 넘어 어려운 시기 헤쳐나갈 '동력'까지
"아무도 없다고 느낄 때 힘이 돼 주는 것이 교육복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소외된 아이의 인생에 치유의 등불을 비춰주는 정책이 있다. 바로 경기도교육청의 '교육복지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09년부터 도내 모든 교육지원청에서 운영되고 있다. 경기신문은 저소득층, 한부모가정 등 학교생활이 어려운 위기학생을 발굴해 알맞은 복지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위기학생의 나침반', 경기도교육청의 교육복지사업을 톺아본다. [편집자 주] 

 

 

수원정보과학고등학교는 '미래 시대를 준비하는 창의융합형 바른인재양성'을 교육 목표로 학생들의 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고졸취업 시스템인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운영하고 현정부 중점사업 반도체계약학과, 청소년들 선망직업 디자인과 등과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용인, 오산, 동탄 지역의 학생들까지 입학하고 있다.

 

이처럼 수원정보과학고는 우수한 취업률과 좋은 대회 성과들로 빠른 취업을 목표로 삼는 학교로 자리매김 중이다.

 

다만 수원정보과학고의 교육복지사업은 시작이 늦은 편이다. 경기도교육청의 교육복지사업은 2009년부터 시작된 반면 수원정보과학고에서는 2017년에서야 사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늦게 시작된 사업에도 불구하고 수원정보과학고의 교육복지실은 학생들에게 언제나 열려있는 학교의 제일 좋은 '쉼터'이자 학생 주도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 '교육복지서포터즈'와 함께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

 

수원정보과학고의 대표적인 교육복지 프로그램으로는 사제동행 멘토링, 수원시 지원 재능나눔 네일아트 동아리 운영, 학부모회와 함께 하는 마음챙김교실 등이 있다. 

 

사랑의 김장나눔, 동네 경로잔치, 반려식물 분양, 학교 매점 만들기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교내 모든 학생들에게 교육복지를 실현하기도 한다.

 

 

또 교육취약계층 학생들이 자신의 주변환경을 탓하며 무기력해 하지 않고 어려움의 굴레를 깰 수 있도록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 '미리 살아보는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생들은 생활자립기술인 바느질, 정리정돈, 요리, 퍼스널컬러, 여행가방 챙기기 등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의 힘으로 '자립하는 기술'을 배울 수 있다. 

 

특히 수원정보과학고에는 교육복지 프로그램을 자치 운영하는 20명의 '교육복지서포터즈' 학생들이 있다. 서포터즈 학생들은 친구들과 소통해 주제별 TF팀을 만들기도 하며 교육복지실의 이벤트들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서포터즈는 김장나눔, 일회용품 없는 커피차, 갓탈렌트대회, 피크닉데이, 숨은 학교 공간 찾기 등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적극적으로 교육복지 프로그램들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수원정보과학고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자원과 욕구를 파악해 제공하는 '개별맞춤형' 지원으로 학생들의 학업이 중단되는 것을 막고 건강한 성장을 돕는다. 취업과 진학에는 학교 내외 갖춰진 시스템을 이용해 제도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 단순 지원을 넘어 어려운 시기 헤쳐나갈 '동력'까지

 

수원정보과학고를 졸업한 양모 군(22)은 과거 아버지가 지병으로 사망하고 어머니는 이혼하며 초등학교 4학년 조부모와 고모 손에 맡겨지게 됐다. 

 

양 군은 고모로부터의 신체, 언어 폭력에 시달리며 학교 내에서는 따돌림을 당하게 되고 심지어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하게 된 위기학생이었다.

 

하지만 양 군은 고등학교 진학과 함께 교육복지사업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수원정보과학고는 집에 들어갈 수 없었던 양 군을 학교 내 교육복지소위원회 협의를 통해 지역 내 쉼터와 연계 해 주고 거주지를 마련해 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생계비와 장학금 지원도 진행됐다.

 

양 군의 담임교사는 밤새 아르바이트로 피곤한 양 군이 학교에 등교할 수 있도록 아침마다 전화를 걸었고 양 군에게 직접 반찬을 지원하기도 했다.

 

학교는 양 군의 취업을 위해 방과후 자격증반, 취업맞춤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양 군은 학교협력 사업체에 취직해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게 됐다.

 

교육복지의 힘 덕분에 고개 숙인 학생에서 어엿하고 건강한 직장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양 군은 "교육복지실과 교육복지사가 있었기에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도적으로  교육복지서포터즈 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

 

수원정보과학고에서 교육복지서포터즈 활동을 하고 있는 박 양(19)은 "서포터즈 활동을 하다보면 선생님들 눈에도 제가 일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게 돼 '학교 생활 열심히 하는 아이구나'하는 인식이 생기는 것 같다"며 서포터즈 활동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 "아무도 없다고 느낄 때 힘이 돼 주는 것이 교육복지"

 

수원정보과학고에서 교육복지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조계순 교육복지사는 교육복지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곁에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느낄 때 다정한 힘이 돼 주는 사업이 바로 교육복지이기 때문이다.

 

조 교육복지사는 "교육복지사업은 공적 지원 시스템 안에서 위기에 처한 학생과 가정이 평안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사업"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교육복지사업은 흔치 않은 사업인 만큼 매년 학교에 새로 오는 교직원들과 학생, 학부모들은 교육복지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에 그는 "처음에는 '교육복지실은 어떤 곳이지'라며 궁금해하던 사람들도 학교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나 복지실 운영을 보고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만큼 학생들에게 교육복지의 중요성은 크다고 할 수 있지만 여전히 교육복지사는 적으며 교육복지사업 운영 학교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조 교육복지사는 "학생들에게는 적극적이고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누구나 평등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학생들을 보호하는 교육복지사업은 반드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등학교에 근무할 때 만났던 학생을 고등학교에서 다시 만났을 때 반갑기도 했지만 달라지지 않은 아이의 상황에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며 "어려운 상황이 급격하게 나아지지는 않겠지만 따뜻한 손길로 학생이 무사히 학교를 졸업하고 평범한 일상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함.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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