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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색채로 발현된 기억의 잔상들…전시 ‘빛의 흔적’

수원전통문화관 진수원 연작 초대전 7번째 전시
오혜련 작가 ‘빛의 흔적-기억’ 시리즈 등 13점 전시
연꽃, 색동, 추상적 표현으로 한국적 아름다움과 자연의 생명력 전달
9월 1일까지 수원전통문화관 진수원

 

“빛을 그리고 싶었다. 언제나 빛을 그리고자 했다. 드디어 그 빛을 찾았다. 그것은 모든 빛을 품고 있는 색동이었다. 나의 빛은 색동으로 탄생한다. 색동은 색(色)이자 빛이며, 꿈틀대는 생명임과 동시에 현대인의 정신적인 희망이다”(작가의 말 중)

 

오혜련 작가의 색동은 빛이자 정신이다. 산맥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처럼, 산등성이로 향하는 마을의 길목처럼 그림에 나타난 색동은 가늘지만 미래를 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국적 정서를 담은 색동은 현재를 살아가는 길이며 미래를 향한 희망이다.

 

수원전통문화관 진수원에서 오혜련 작가의 전시 ‘빛의 흔적’이 개최되고 있다. 올해로 2회를 맞는 수원전통문화관 진수원 연작 초대전의 일곱 번째 전시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교를 졸업하고 26회의 개인전을 여는 등 활발하게 활동한 작가가 수원에서 활동하며 그린 작품들이다. 2023년부터 발표하고 있는 ‘빛의 흔적-기억’ 시리즈를 포함해 13점이 전시된다.

 

 

작가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색동은 작가가 초기 시절부터 사용해 온 것이다. 색을 응축하고 있는 색동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있으면서 자연의 순환과 삶에 대한 강한 긍정을 담고 있다. 역동적이면서 신비로운 색동은 그의 작품 전반에 나타나며 기억을 잇는다.

 

또 그가 사용한 연꽃이라는 소재는 이상적인 인간상과 가치관을 상징한다. 주변을 정화시키며 잎부터 뿌리까지 모두를 내어주고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과정이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신성한 존재로서 연꽃은 작가의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나타낸다.

 

오혜련 작가는 “연꽃으로 자연의 이치를 깨달으며 그 안에서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 자연의 생명체가 발산하는 에너지, 땅으로부터 올라오는 생명의 기운, 그 기운을 무의식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연꽃을 소재로 한 작품세계는 추상적인 성격을 띠며 색채를 위주로 한 ‘빛의 흔적-기억’ 시리즈로 발전해간다. ‘붉은 언덕’, ‘기억속으로’, ‘그리움’이란 부제를 가진 작품들은 우리나라 자연을 모티브로 작가의 감정을 표현한 것이다. 빨강, 연보라, 노랑, 파랑 등 아크릴의 두터운 질감을 이용한 작품들은 산과 바람, 언덕, 나무, 하늘, 바다를 생명력 있게 표현한다.

 

오 작가는 “작품은 캔버스 위에 아크릴로, 색채의 발도를 중요시하며 추상적 배경처리 후 최소한의 이미지로 관객과 소통하고자 한다”며 “돌가루 혹은 마끈 등을 이용해 부분적으로 입체적 표현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작가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관객과의 소통이다. 단순화된 이미지와 색채들로 작가의 기억과 감정들을 전달하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떠오르게 한다.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들마저 지나고 보면 모두 소중한 것처럼, 지금의 나를 완성하는 건 빛나고 아름다웠던 시간들이다. 

 

관객들은 작가의 그림을 통해 따뜻한 위로와 밝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전시는 9월 1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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