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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못하는 물건 '수두룩' 대신 정리해 드려요"...구월동 집 대청소 현장 방문

앓고 난 후부터 ‘하고 싶은 일’ 많아 물건 모으기 시작
중장년층이 많아…정신관련 상담도 연계

 

29일 오전 9시쯤 찾은 남동구 구월 1동에 있는 한 아파트.

 

공동 복도 한켠에는 4~5m에 걸쳐 각종 가재도구들이 계속해서 쌓여가고 있었다.

 

식물, 프라이팬, 여행용 캐리어부터 전자레인지, 피아노 키보드 등 전자제품에 이르렀다.

 

집 안에 들어서자 바퀴벌레 여러 마리가 이곳저곳을 타고 벽에 오르내렸다.

 

10평 남짓한 집 안에선 청소업체 직원들의 손과 발이 바삐 움직였다. 이들은 까맣게 뭉쳐 있는 덩어리를 덜어내고 싱크대와 바닥을 닦는 데 여념이 없었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게 하려는 집주인과 버리려는 직원들 사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집주인인 60대 남성 A씨는 “소중한 내 물건을 버리려고 하니 자꾸 눈에 밟힌다”며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A씨는 아팠던 건강을 회복한 후부터 물건을 모으는 일이 잦아졌다.

 

병을 앓던 때, 이전에는 미처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고 싶어 중고거래나 나눔 등을 통해 이것저것 방 안에 두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구월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2주가량 설득 끝에 어르신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지만 집을 개선해 드리는 과정이 사실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두 달 전부터 어르신 집에 대한 민원이 많이 들어 왔었다”며 “개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주거 환경 개선이 필요한 가구를 발견하면 우선 구청 관계자가 사전에 방문해 대상자에게 내용을 설명한 후 동의를 얻는다.

 

이후 동 복지센터와 사회복지관 등이 전문청소업체와 연계해 환경을 정비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구는 지난 2021년 ‘저장강박 의심가구 지원 조례’를 시행한 이후 ▲2021년 5가구 ▲2022년 11가구 ▲2023년 27가구 ▲2024년 19가구(7월 말 기준)의 주거 환경을 개선했다.

 

이는 저장강박 의심가구를 지원함으로써 주민의 건강과 복리증진 및 이웃의 쾌적한 주거 환경을 유지하는 게 목적이다.

 

구는 그간 후원금이나 봉사단체·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시행해 왔으나 올해 7월 예산에 국비가 반영돼 ‘저장강박 의심 대상 가구 생활환경 개선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구 관계자는 “대상자로 중장년층이 많은 편인데 집을 치워드린 후에도 원상복구되지 않도록 정신관련 상담을 연결해 드리고 있다. 주변 분들께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다”며 “뜻깊은 사업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지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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